“사람 만나면 숨이 턱”…사람이 무서운 ‘대인공포증’ [e건강~쏙]

입력 2024-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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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아닌 여러 사람과 있을 때 두려움 느껴…방치 말고 빨리 치료해야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학생 O씨는 대인공포증으로 학교를 자퇴했다. 중‧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대학 생활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식은땀이 나고 자리에서 도망가고 심정이 들 때도 있었다. O씨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휴학을 했지만, 복학 후에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퇴를 택했다.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마주치는 것을 무서워하는 대인공포증은 사회공포증 또는 대인기피증이라고도 불린다. 친구나 가족 등 편한 사람과 있을 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낯선 사람과 마주쳤을 때 불안함을 느낀다.

대인공포증은 소심한 사람의 행동과 비슷하지만, 얼굴이 굳고 더 경직된 반응이 나와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타인의 일반적인 말에도 자기망상이 생겨 두려워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 접촉을 피하는 히키코모리가 될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얼굴이 붉어지거나 몸, 목소리의 떨림, 땀 흘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중 앞에 서는 국내외 유명인도 대인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대인공포증은 심리적 원인이 크다. 과거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했거나 상처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왕따 등 대인 관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대인공포증을 겪는 경우가 있다. 또는 자신에 언어적, 신체적 결점이 있는 경우, 예를 들어 말이 어눌하거나 신체적 콤플렉스가 있다면 수치심을 느끼고 자존감이 떨어져 사람을 피할 수 있다.

대인공포증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로는 불안 증세를 완화하는 항불안제를 사용한다. 인지행동 치료 중에서는 왜곡된 인지를 교정하는 인지 치료와 행동 치료의 일종인 노출 치료가 효과적이다. 노출 치료는 실제 스스로가 힘들어하는 상황에 노출해 익숙하게 만들어 완화하는 방법이다.

대인공포증은 보통 아동기나 사춘기에 시작돼 발달과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학교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방해하거나 약물 남용에 빠지기 쉬워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김율리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인공포증은 특정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 사이에서 행동이나 말을 할 때 큰 공포감을 느낀다”며 “공포 대상의 수준을 낮춰 한 단계씩 극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발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거나 편안한 사람 앞에서 연습하는 등 공포 수준을 낮춰 정복하면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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