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예약 다 취소하세요”...자본잠식’ 티몬, 정산 지연 후폭풍 [티메프發 쇼크]

입력 2024-07-23 18:00 수정 2024-07-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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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7-2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해결책 찾기 난항 티몬·위메프…자금 여력 없어

모바일쿠폰·여행업체, 잇따른 티몬 손절
넉 놓고 있는 모회사 큐텐 ‘비판 목소리’
이커머스업계, 시장 전체 악영향 우려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  (사진제공=큐텐그룹 )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 (사진제공=큐텐그룹 )

큐텐,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이른바 ‘티메파크’의 판매자(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금 지연 사태가 티몬으로 옮겨붙은 가운데 티몬, 위메프 모두 자본잠식 상태인 탓에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업계는 큐텐그룹발 정산 지연사태가 이커머스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티몬에서 모바일 쿠폰을 판매하는 쿠프마케팅은 이날 고객들에게 “미사용 모바일 쿠폰을 결제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티몬에서 발생한 정산 대금 지급 지연 탓에 고객의 추가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쿠프마케팅 외에도 현재 티몬에 입점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구매 취소 또는 결제 취소를 요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리조트, 스키 시즌권, 리프트권, 워터파크, 객실 등을 판매하는 플레이스토리와 디오션 리조트는 최근 고객 공지를 통해 티몬 고객센터에 상품 취소·환불 접수를 하라고 안내했다.

여행사들도 티몬·위메프 손절에 나섰다. 모두투어, 하나투어, 교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여행사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하던 여행 상품을 판매 중단했다. 특히 하나투어는 이미 결제된 상품에 대해 향후 대응방안을 법무팀과 논의 중이다.

티몬, 위메프는 해결책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산대금을 지급하고 싶어도 자금 여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위메프의 자본총계는 –239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1441억 원)보다 더악화됐다. 티몬의 경우 2022년 기준 자본 총계는 –6386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실적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은 만큼 티몬의 작년 재무상황은 전년보다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의 조력도 쉽지 않은 상태다. 현재 업계에는 큐텐의 자금력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이 팽배하다. 큐텐은 작년 하반기 정산대금을 수개월째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큐텐 일부 셀러들은 작년 1월부터 정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1년이 지났음에도 큐텐 소속 일부 판매자는 현재까지 정산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큐텐이 내놓은 보상안도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다. 앞서 큐텐은 그룹 차원에서 보상안을 낸 바 있다. 큐텐그룹의 정산대금 지연 보상안에 따르면 큐텐과 위메프, 티몬 등에서 정산 지연을 겪은 모든 셀러에 연 10%의 지연 이자를 지급한다. 여기에 지연 금액의 10%를 각 큐텐 플랫폼 내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제공할 방침이다.

▲티몬 로고 (사진제공=티몬)
▲티몬 로고 (사진제공=티몬)

업계는 이번 큐텐그룹발 정산 지연 사태가 이커머스 시장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티몬,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가 다른 경쟁업체 이커머스에도 입점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 셀러의 유동성의 문제가 생기면 셀러 경쟁력 하락이 다른 업체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게 이커머스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강점 있는 셀러들을 많이 보유하는 게 이커머스 업체로선 제일 중요한데, 셀러의 유동성 문제로 경쟁력이 악화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며 “일부 업체의 미정산 이슈로 이커머스 업계 전체가 흔들린다고 비춰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신규 투자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신규 정산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셀러 정산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신규 정산 시스템은 제3의 금융 기관이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들의 구매 확정 이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 판매에 대한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받는다.

티몬 관계자는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안전하게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정산 지연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고 판매자, 고객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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