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팔 때만 ‘스마트홈’ 더 쓰려면 ‘돈 내라’…아이파크 스마트앱 일방적 중단에 입주민 ‘황당’

입력 2024-07-24 15:20 수정 2024-07-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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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7-24 15:1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HDC랩스 '스마트 홈' 설명 화면.  (사진=HDC랩스 홈페이지)
▲HDC랩스 '스마트 홈' 설명 화면. (사진=HDC랩스 홈페이지)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스마트홈’ 서비스가 수도권 일부 단지에서 중단됐다 재개됐다. 아이파크 스마트홈 서비스 운영사인 HDC랩스는 서비스 일시 중단 이후 재개를 위해선 가구당 사용료를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0~21일)부터 서울 강북과 강서구, 경기 김포시 등 수도권 소재는 물론, 전북 전주 등 전국 아이파크 단지 중 입주 3~5년 차를 맞은 단지 곳곳에서 스마트홈 서비스가 중단됐다.

스마트홈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에 적용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세대내 IoT(사물인터넷)이나 차량출입, 방문자 확인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해당 단지에선 전날까지 입주민이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아이파크 스마트홈 2.0’ 앱을 켜면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접속할 수 없는 현상이 지속했다. 다만, 25일 기준으로는 모든 단지에서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원인은 아이파크 스마트홈 시스템을 운영하는 HDC랩스 측의 문제로 확인됐다. 해당 앱과 연결된 개별 아파트 단지 서버의 인증서를 갱신하지 않아 앱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파크 스마트홈 2.0' 오류 화면.  (사진=독자 제공)
▲'아이파크 스마트홈 2.0' 오류 화면. (사진=독자 제공)

특히 서버 이전 후 앱 사용 중단 과정에서 사전 공지도 없었고, 스마트홈 서비스 재개를 위해 이용료 부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HDC랩스는 서비스 재개를 위해서 현재 단지마다 가구당 월 1500~2000원의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아파트 하자 보수 기간 이후 관리비에 부과되는 ‘홈네트워크 유지 비용’과는 별개로 추가 사용료를 요구한 것이다.

아이파크 스마트홈 서비스 중단 단지 입주민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그동안 관리비에서 별도 이용료를 내고 있었던 것은 없다. 유료화는 너무 갑작스럽다”고 말했다.

▲'아이파크 스마트홈 2.0' 사용자들이 앱 리뷰를 통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구글 앱스토어 )
▲'아이파크 스마트홈 2.0' 사용자들이 앱 리뷰를 통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구글 앱스토어 )

스마트홈 앱 유료화는 건설업계 관행과 정반대다. 본지가 대형건설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자체 스마트홈 서비스 앱 이용 시 사용료를 받는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건설사가 유상 전환을 고려하고 서비스를 시행했지만, 아직 유료화 전환 업체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건설사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필수 옵션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에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유일하게 세대내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만큼 앱 중단 후 유료화는 사실상 서비스 전면 유료화 선언과 마찬가지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의 유료화 계획은 전혀 없다”며 “앱 접속 중단은 지난 주말 인증서 기간이 만료된 이후 갱신이 늦어지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서 "앱 사용료 청구가 아닌 단지서버 장애 시 홈네트워크 서비스 운영불가를 대비한 서버 유지보수 제안"이라며 "아파트 내에 설치된 단지 서버 장애로 인해 입주민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며, 입주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아파트 측에 적극 협조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지서버 장애를 대비하기 위해 서버 유지보수 제안을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HDC랩스, “시가 총액 1조” 외쳤지만 실적 부진에 털썩…‘고배당’ 눈길

이번 사태를 일으킨 HDC랩스는 HDC현대산업개발 브랜드 단지인 아이파크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다. 지난 2021년 12월 HDC아이콘트롤스가 HDC아이서비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했다. HDC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이지만,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부침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C랩스의 1분기 매출 중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매출액은 393억6800만 원 규모로 전체 1분기 매출액 1336억 원의 약 29% 수준이다. 1분기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관련 매출채권과 미청구 공사 규모는 519억3200만 원, 건설 계약 중 공사수익을 미인식한 계약 잔액은 879억3300만 원에 달한다.

당장 주력 사업인 홈서비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217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70억 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1분기 홈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약 68% 급감한 14억 원에 그쳤다. 누적 매출액도 지난해 1분기 606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336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5억 원에서 1억2000만 원으로 급감했다.

HDC랩스 주식 보유 비중은 지주사인 HDC가 39.05%, 정몽규 회장 18.32%, 엠엔큐투자파트너스 3.88% 등이다. 이 밖에 정 회장 장남 정준선 씨가 0.5%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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