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은 맞아…금융당국 정책 제대로 작동할지 지켜봐야”[고정금리를 키워라下]

입력 2024-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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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7-24 17:5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가계부채 구조 개선…금융시장 안정성 확보 위해
“금리 향방 상관없이 꾸준히 고정형 비중 늘려야”
금리 인하기 메리트 줄어드는 커버드본드 당근책 중요
당국 정책, 금융시장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야

(뉴시스)
(뉴시스)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기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당국이 내놓은 정책이 제 기능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권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비율과 커버드본드 발행 인센티브 등 관련 정책이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금융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일지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미다.

2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고정금리 확대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 인하에 따라 단기적인 잡음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 향방에 상관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금리의 오르내림에 따라 당장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금리 변동성 없이 오랫동안 예측가능한 경제생활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선택할 수 있는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고정금리 상품이 금융사에 있어야 한다”며 “금융사는 금리에 상관없이 소비자 선택권, 가계부채 구조적 개선을 위해 꾸준한 준비를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시기에 오히려 고정금리 비중 확대의 필요성이 커진다고 봤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금리가 떨어지면 차주가 변동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는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상환 부담이 증가한다는 의미”라며 “지금부터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는 작업은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소비자 측면에서 고정금리 확대가 가져올 부작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서 4월 열린 ‘한국의 가계부채 관리’ 세미나에서 “(당국이) 스트레스 DSR 규제 도입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고정금리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고정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의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고,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려 할 때는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요청이 쇄도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이 4월 신설한 은행권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 비율 30%’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율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감원은 정책모기지를 제외하고 5년 이상 주기형 대출과 순수고정형 대출의 목표 비율을 올해 말까지 30%로 설정했다. 차주의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은행의 자체 순수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유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신 선임연구원은 “(금감원 목표 비율은)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은행 자체 주담대에서 순수고정·5년 이상 주기형 대출이 잔액 기준으로 적어도 5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몇 퍼센트가 적절하다고 얘기하기 어렵지만, 변동형보다 고정형의 비중이 좀 더 높았을 때 안정성이 더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한 커버드본드 발행 활성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은행권 조달-운용 만기 불일치 문제를 해소해 금융시장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채권 발행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5월 당국은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 서비스를 통해 발행금리를 은행채보다 0.05~0.21%포인트(p) 정도 낮추는 등의 당근책을 내놨다.

정 소장은 “은행에서 만기가 긴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많이 내려면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을 늘려야 한다”며 “적정 비율은 금융회사의 전략별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기에는 은행들이 체감하는 ‘금리 메리트’가 적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소장은 “금리가 낮아지는 시점에는 발행금리가 은행채와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돼 발행 시 비용을 더 내야하는 커버드본드를 활성화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며 “금리 하락기에 (은행의 발행) 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이전에 발표한 커버드본드 발행 관련 인센티브가 어떻게 시장에서 작동하는지 지켜보고 활성화 정도가 부족하다면 은행의 리스크 관련 자본비용을 더 낮추는 등 당국이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3분기까지 5000억 원 안팎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연내 3000억 원, 우리은행은 5000억 원가량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검토 중이다.

다만, 10년 만기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이나 검토 계획을 밝힌 은행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뿐이다. 또, 이를 통해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출시할 것이라고 알린 곳은 신한은행 한 곳이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측은 “10년 주기형 주담대 출시는 아직까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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