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실적뿐…금융·전력 ‘청신호’ 스타트 끊자 화학·이차전지 ‘덜덜’

입력 2024-07-24 16:18 수정 2024-07-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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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내 상장사 20여 곳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시 침체를 타개할 ‘한 방’이 부족한 가운데 기업들의 호실적이 하반기 ‘옥석’ 주도주를 가르는 방향성이 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은 인공지능(AI) 산업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되는 반면 이차전지, 정유화학은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첫 주자인 KB금융과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역대급 실적을 터뜨리며 시장에 기대감을 안겼다. KB금융은 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고,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전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65.1% 증가한 1조7324억 원으로 집계돼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돌았다. 은행 이자이익이 늘고, 비은행 부문인 증권, 손해보험 등의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홍콩발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비용 충당부채 환입 등 일회성 비용 우려도 해소됐다.

실적 호조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도 확대할 것을 반영해 목표주가도 상향됐다. 한국투자증권은 KB금융의 올해 순이익이 최대 5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11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올해 주주환원율은 38.3%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시작된 ‘전력 슈퍼 사이클’이 유럽까지도 번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도 2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7.1% 증가한 2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한투자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이 2030년까지 호황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이 2분기 실적 호조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양호한 이익지표를 보이며 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둔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구간에서 이익 사이클이 견조한 업종을 매수하는 전략은 증시 성과를 아웃퍼폼할 확률을 높였다“고 짚었다.

반면 이차전지, 정유화학 업체들의 눈높이는 낮아지는 중이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한 3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가 지속하면서 배터리 산업의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시설설비 투자 비용에 대한 회수가 지연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8일 공개된 LG에너지솔루션도 잠정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정유사 수익성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이 급락하면서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도 꺾였다. 정유사업 비중이 큰 에쓰오일(S-OIL)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1분기보다 57% 감소한 1919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날 S-Oil 주가는 전일보다 2% 넘게 내려 52주 신저가(6만4700원)가 머지 않은 6만6000원에 마감했다.

한편 2분기 실적발표는 다음 달 중순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하는 상장사는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삼성SDS, LG생활건강, POSCO홀딩스, 한화솔루션, 현대차,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이노텍,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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