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전략적 판단 필요한 국문·영문 상표의 출원

입력 2024-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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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출원과 관련하여 고객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국문 및 영문에 대하여 각각 따로 상표출원을 해야 하는가이다. 비용이 동일하다면 당연히 각각 출원하면 되겠지만, 따로 출원하면 비용이 증가하므로 비용 대비 권리보호 측면에서 전략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상표가 등록되면 상표권의 효력은 동일 또는 유사한 범위까지 미치므로 국문 및 영문 중 어느 하나로만 등록되었다고 하더라도 국문 및 영문 모두에 대하여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국문 상표가 ‘삼성’이고, 영문 상표가 ‘SAMSUMG’인 경우 국문인 ‘삼성’에 대해서만 상표권을 획득해도 제3자의 ‘SAMSUNG’에 대한 상표 사용을 금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국문 및 영문 중 어느 하나만 출원하여도 충분하다.

하지만, 많은 출원인은 국문 및 영문 상표 모두에 대하여 권리를 공시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서 둘 다 별도로 출원하는 것을 고민하지만 비용이 배가 되므로 차선책으로 ‘국영문 병기상표’ 형태로 출원한다.

즉, ‘삼성’과 ‘SAMSUNG’을 상하 또는 좌우로 배치하는 방식과 같이 하나의 상표로 출원하는 것이다. 특히, 2013년 불사용 취소심판 관련하여 대법원이 국영문 병기상표의 경우 등록 이후 국문 또는 영문 어느 하나만 사용해도 동일성 범위로 인정하여 불사용 취소가 되지 않도록 판례를 변경하였으므로 등록 이후 동일성 범위의 사용 측면에서도 부담은 없다.

다만, 국내 출원 이후 6개월 이내에 국내 출원에 대하여 우선권을 주장하여 해외출원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국내 출원이 영문 상표인 경우에만 그 실익이 있으므로 출원인이 수출 기업이고 하나만 출원한다면 영문으로 국내에 출원하는 것이 좋다.

한편 비용 문제를 제외하고라도 국문 및 영문 상표를 따로 출원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상표 출원 후 심사 단계와 등록 이후 권리 범위 판단에 있어서 상표의 유사 범위가 미세하게 달라지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국문 ‘삼성’의 경우 국내 소비자에게 있어 비교적 그 발음이 명확하므로 심사 단계에서 ‘샴성’과 같이 극히 유사한 발음의 선행 상표가 발견된 경우에만 거절될 수 있다.

하지만 영문 ‘SAMSUNG’의 경우 ‘샘성’, ‘삼숭’, ‘샘숭’ 등 다양하게 발음될 가능성이 있어서 선행상표의 범위가 넓어져 거절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만약, 선행상표에 ‘샘숭’이 있다면 영문 상표는 거절될 수 있는데 국문 상표는 등록될 수 있다. 이는 등록 이후 권리범위 판단시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실제로 영문으로 출원해서 거절되었는데 취하 후 국문으로 재출원해 등록된 사례도 간혹 존재한다. 따라서, 국문과 영문의 발음이 일대일로 매칭되지 않고 일대다 또는 다대다로 매칭되는 경우에는 등록가능성을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등록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하여 출원하거나 국문 및 영문을 모두 출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태영 엘앤비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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