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중소건설사에도 '주택 수출' 길 활짝 열리길

입력 2024-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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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주택업체가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인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도 더 많은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이달 초 정원주 회장을 단장으로 한 '해외주택사업 투자개척단'을 꾸려 베트남을 방문했다.

투자개척단은 베트남에서는 하노이에 있는 국영 상업은행인 BIDV 부행장을 만나 국내 주택건설업체의 베트남 진출 시 금융지원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경제부총리와 간담회를 통해 베트남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한 사업 참여 방안 등 다양한 부동산 분야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하노이 '스타레이크' 건설현장, 푸꾸옥 주택개발현장도 둘러봤다.

베트남 시찰에 함께한 업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베트남 내 주택 개발 수요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수행할 업체는 많지 않아 사업 기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해외 투자 유치 요구가 높다는 것도 베트남 시장 진출 기대를 높인 부분이다.

희망적인 상황이지만 중소·중견업체의 베트남 진출이 본격화할지는 미지수다. 개발도상국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행정처리 등 현실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다. 현지에서 믿음을 얻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할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사업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칫 회사 문을 닫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소·중견업체는 대형사들처럼 수년간 비용을 쏟으면서 버틸 힘이 없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도시 수출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진출하는 것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정부가 사업 진행의 수월함에 상당히 무게를 두면서 중소·중견업체가 끼어들 틈이 없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사업 지연 위험 등을 줄이려고 참여 업체를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우선으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형사들만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건설협회가 중소·중견업체의 해외 진출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진출 희망국 정부나 기관, 협회 등과의 논의 자리를 만들거나 현지 시장에 관한 분석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지원을 하기는 쉽지 않다. 협회가 국내 중소·중견업체에 우호적인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국 정부나 기관과 협상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자원 낭비가 없는 원활한 인허가 등의 행정처리가 가능하도록 하고 우리 중소·중견 업체가 사업을 추진하기 좋은 조건을 만드는 일은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다. 현지에서 단기간에 중소·중견사의 신뢰를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정부가 다른 나라의 행정절차에 개입하거나 해외에 나가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보증을 제공할 수는 없다. 다만 중소·중견사에 필요한 부분에 대한 협상력을 발휘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기업임을 인증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지에서의 행정업무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소·중견사가 이용할 수 있는 공동 사무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사업 외적인 부분에서의 위험만 줄일 수 있어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소·중견업체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내에서 수십 년간 쌓은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이들이 해당국 정부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소규모 개발사업을 활발히 수행한다면 우리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대규모 도시개발 프로젝트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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