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2년째 줄었다…일하는 베이비부머 늘고 정책 부족 탓

입력 2024-07-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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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형 생활인구 확대, 원주민과 갈등 해소 등 과제 산적

▲지난해 '농촌에서 살아보기' 귀농·귀촌형 최우수 운영마을로 선정된 횡성 산채마을.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지난해 '농촌에서 살아보기' 귀농·귀촌형 최우수 운영마을로 선정된 횡성 산채마을.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귀농ㆍ귀촌ㆍ귀어 가구 수가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도시에 사는 베이비부머의 노동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결국 농촌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통계청이 집계한 2023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귀농·귀촌·귀어 가구는 각각 1만307가구, 30만6441가구, 716가구로 전년대비 각각 17.0%, 3.9%, 24.7% 줄었다. 귀농·귀촌·귀어 가구가 줄어든 것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농촌소멸이 현실적인 과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그나마 귀농·귀촌이 최악의 상황을 막고 있었는데 그 보루마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귀농·귀촌 가구가 감소한 원인 중 하나로 인구 이동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국내 인구이동자는 612만 명으로 1974년 529만 명 이후 4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의 도시로의 이동도 줄고 있지만, 도시 베이비부머의 지방으로의 이주가 줄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실업자 감소가 귀농·귀촌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업자 수를 보면 도시는 전년 대비 4만4000명, 농촌은 2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귀농의 주체는 대부분 50대 이상의 중·노년층이다. 귀농을 주도하는 60대 이상 고용률이 2022년 44.5%에서 지난해 45.5%로 소폭 상승한 것도 요인이다.

결국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동을 더 많이 하게 되면서 귀농ㆍ귀촌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농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귀농·귀촌 가구마저 감소하면서 농촌 소멸위기는 가속하고 있다. 지난해 농가 수는 99만9000가구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농가 인구는 20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7000명(3.5%)이나 줄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농촌 살아보기 체험과 같은 ‘체류형 생활인구’를 고려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촌 소멸 위기를 해소하려면 거주 환경을 개선하고 한 달 살기 체험 등과 같은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생활인구 늘리기를 위한 복수주소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생활과 문화를 해결하는 구심력을 만들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원주민과 갈등 문제가 귀농·귀촌을 어렵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귀농·귀촌 인구의 30% 정도는 5년 안에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이에 단순히 귀농ㆍ귀촌을 권장하는 차원을 넘어 갈등관리 전문가를 채용해 더 높은 수준의 정책을 펴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정부의 귀농·귀촌 관련 지원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귀농·귀촌 관련 지원 예산은 2017년 230억 원에서 2022년 453억 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귀농ㆍ귀촌정책 진단 및 성과평과 보고서에서 "현행 정부의 귀농·귀촌 관련 예산은 귀농·귀촌인의 증가와 정책적 수요에 제대로 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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