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은행장들이 올 하반기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장들은 이날 월례조회를 통해 하반기 경영전략과 나아갈 방향을 내비췄다.
이날 임직원을 향한 은행장들의 메시지는 최근 은행들의 열악한 영업환경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반영하듯 비장한 각오와 결의가 그대로 배어 있었다.
이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실적저하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력 강화 없이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영업력 강화가 생존비결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우량고객에 대한 유치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미래성장 기반 확대를 위한 우량고객 증대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퇴직연금 유치는 미래성장 기반의 초석이 되는 우량고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장 선점'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도 "금융업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가로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인센티브 강화를 위해 성과평가 부문도 크게 개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모 은행의 우체국 소매금융부문 인수 추진과 산업은행의 민영화 추진과 관련 "은행간 합병이 가시화될 경우 기존의 빅3 구도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금융권의 동향을 보면 신한은행이 처한 지위 또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움이 있었다 해도 상반기 성적이 적자를 면키 어렵다"면서 "순이자마진(NIM)과 연체율이 크게 악화하고 조달 및 운용, 영업부문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모든 역량을 영업에 집중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인사를 하지 않고 승진도 없을 계획"이라며 "하반기부터 은행의 모든 역량을 영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자
은행장들이 '영업력 강화'와 함께 중요하게 언급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기본과 원칙'이다.
이는 은행들이 영업 경쟁에 내몰릴 때 각종 불법행위나 금융사고가 빈번했던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임직원들에게 '정도영업'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휘 행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고객행복을 실현하는 정정당당한 영업방식이 정도영업"이라며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원 행장도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이는 고객으로부터 신뢰 받는 은행이 되고, 조직 내부적으로는 업무 효율성이 높은 은행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백순 행장도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면서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애써 확립한 이러한 원칙들을 흔들림 없이 실행해 강하고 건실한 은행을 만들자"고 독려했다.
따라서 올 하반기 은행들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정도영업을 지향하면서도 영업력 극대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치열한 생존경쟁에 몰두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