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점 내주더니 3년 만에 야수가 마운드에…KIA 박정우, 1이닝 무실점 진풍경

입력 2024-08-0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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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 말 KIA 외야수 박정우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 말 KIA 외야수 박정우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뉴시스)

한국프로야구(KBO) 선두 KIA 타이거즈가 하루아침에 종이호랑이가 됐다.

KIA는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홈런 네 방 포함, 장단 28안타, 14사사구를 내주며 6-30 대패를 당했다.

이날 KIA는 2-1로 앞서간 3회 초 외야수 나성범의 실책성 플레이로 7득점 빅이닝을 허용하면서 승부를 내줬다. 4회 초에도 1점을 내준 KIA는 3-0으로 뒤지던 5회 초 강승호에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5점을 추가로 주며 2-13으로 밀렸다.

두산의 맹타는 계속 이어졌다. 두산은 6회 초 제러드와 김재환의 홈런 등 8안타, 4볼넷, 상대 실책 등을 묶어 무려 11점을 뽑아 KIA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두산이 뽑은 30점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27년 만에 깨뜨린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97년 5월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올린 27점(27-5)이었다. 두산은 아울러 역대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만 KIA로서는 자책점이 23점에 그치며 불명예스러운 한 경기 최다 자책점 기록(27점)을 넘어서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KIA는 선발 김도현을 포함해 총 9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으나 연거푸 실점을 허용했다. 세 번째 투수 곽도규(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와 여덟 번째 투수 장현식(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은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으나 주자를 내보냈다. 아이러니하게 불펜을 아끼려고 9회 등판, 1이닝을 책임진 야수 박정우(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투구가 가장 깔끔했다.

최고 구속 135km/h를 던진 박정우는 김재환을 2루 땅볼,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퍼펙트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책임졌다. 앞서 KIA는 2020년 5월 11일 맷 윌리엄스 감독 시절 삼성과의 경기에서 2-14로 뒤진 상황에서 야수 황윤호를 등판시킨 바 있다. 당시 황윤호는 박해민을 상대로 공 4개를 던진 끝에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처리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에도 황윤호는 2021년 kt 위즈에 3-13으로 뒤지던 8회 말에 투수로 등판해 추가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0.2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틀어막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윌리엄스 감독이기에 가능했던 등판이었다.

당시 KIA는 5강 문턱에 드는 정도의 팀이었지만, 올해는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에 가장 우승이 가까운 팀이다. 하지만 패넌트레이스 후반기부터 팀이 흔들리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에는 승승장구하며 7연승을 거뒀지만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을 상대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좋지 않은 모습으로 7월을 마쳤다.

다만 이날 패배는 단순히 1패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7월에 15승 7패로 승차 마진을 +8로 유지하며 1위 굳히기에 나선 KIA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후반기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5.35로 8위. 선발 평균자책점(4.74·8위)과 불펜 평균자책점(6.92·9위) 모두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마운드 운용을 하느냐에 따라 리그의 향배가 갈릴 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BO 역대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30-6으로 KIA를 누른 두산 선수들이 승리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BO 역대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30-6으로 KIA를 누른 두산 선수들이 승리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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