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우려에 무너진 코스피…전문가들 “우려 과도, 연내 3000 간다”

입력 2024-08-04 14:42 수정 2024-08-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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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서치센터장 등 증권 전문가 5인 진단
“코스피 조정 압력…금리 인하 시 자산배분 변화”
“美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아…내년 완만한 회복”
“방산·통신株 주목…밸류업 종목 성과 괜찮을 것”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는 과도하다. 완만한 회복에 나설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이 당분간 코스피가 조정 압력을 받겠지만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인하 시기로 유력한 9월 이전에 증시 과열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순 있지만 큰 폭의 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스피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리면서 2700선을 밑돌았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뉴욕증시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여파가 코스피로 옮겨붙은 모습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미국 제조업·고용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이전에 경기 침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본지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 증시 전문가 5인에게 증시 전망을 물었다. 전문가들은 연내 코스피 밴드가 최저 2500에서 최대 3110포인트(p)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의 불안 요소로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둔화, 빅테크 조정, 중동 리스크 등을 꼽았다. 엔화 강세의 여파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조정 가능성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둔화에도 7월 전반부까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과열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했다”며 “인공지능(AI) 성장과 수익성에 의구심과 유동성 이슈가 맞물리며 투자 심리 위축과 공포 심리 강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국내 증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 흐름과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하 시기가 오면 자산 배분을 비롯한 정책들이 전반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시장을 주도한 업종이 빠질 가능성이 크며, 한국도 반도체와 같은 주도주의 흐름이 계속 좋지는 않을 것 같다”며 “실적이 좋더라도 투자심리가 안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최근 부진했던 제조업·고용지표 결과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속단하기는 어려울 거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금리 하락을 경기침체로 보는 패닉 셀링이 있었다”며 “경기침체를 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단기적인 고용지표의 부진만으로 침체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영일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하 이전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미국 증시는 과열된 경기가 식어가면서 정상화되는 국면으로 판단한다. 올해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분기 1.6%(전년대비 기준)를 저점으로 내년에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전 경기침체는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GDP는 연 2.8%,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3분기 GDP 나우(NOW) 추정치도 연율 2.5% 수준”이라며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의 예상 하회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기 시작한 상황은 경기 둔화와 그에 따른 금리 인하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변동성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 눈여겨볼 종목으로는 방산과 통신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마련한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종목도 추천 영역으로 언급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코스피는 조정 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수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는 저베타 퀄리티 스타일로 회피할 필요가 있다. 방산, 음식료, 유틸리티, 통신, 보험 등에 관심을 가지길 권한다”고 전했다.

이승훈 본부장은 “보수적 섹터로 꼽히면서도 그간 소외됐던 통신과 같은 쪽이 주목할 만 할 것”이라며 “밸류업 관련 종목들이 상대적 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밸류업 정책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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