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32·청주시청)이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양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양궁 전 종목 석권에 다시 성공했다.
김우진은 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46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슛오프에서 김우진과 엘리슨의 화살 거리 차이는 단 4.9mm에 불과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김우진은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린 뒤 포효하며 기쁨을 표시했다. 이번 금메달까지 통산 5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김우진은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상 금메달 4개)를 넘고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 보유자로 올라섰다.
김우진은 “많은 선·후배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또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자체가 스스로 기쁘다. 이젠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림픽에 3번 출전해 5개의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은퇴 계획이 없다는 김우진은 "4년 뒤에 있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또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니 오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며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겠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4강에서 김우진을 만나 슛오프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이우석(27·코오롱)은 플로리안 운루(독일)를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우석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끌어내며 경기를 치렀기에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마음이었다. 위대한 선수와 맞붙었고, 슛오프까지 갔기 때문에 원망은 없다"며 "4강전 때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도 져서 동메달 결정전 때는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동메달이 "햇빛에 비치면 금색"이라며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메달을 확보했던 임애지(25·화순군청)는 4강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하며 동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애지는 "동메달을 따기 싫었고, 그래서 꼭 결승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도 이겼을까 졌을까 했지만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메달을 땄지만, 끝까지 가고 싶었다. 아쉬움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은 가능성을 본 무대였다. 많은 분의 응원 속에 경기해서 정말 감사했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실전처럼 연습을 많이 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골프 남자부 경기에서는 김주형(22·나이키골프)이 13언더파 271타를 쳐 단독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8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안병훈(33·CJ)이 기록한 11위를 넘어선 한국 남자 골프 올림픽 최고 기록이다. 금메달은 마지막 날 무려 9타를 줄이는 괴력을 선보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가져갔다.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인 김주형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억눌렀던 감정들이 지금 올라오는 것 같다. 셰플러가 어깨를 감싸주면서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줬는데 눈물이 나오더라"며 "이번 경험을 통해 올림픽이 뭔지 잘 느꼈다. 올림픽을 마치고 나니 손흥민 선수가 왜 이렇게 많이 우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지 못해 우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 김주형은 "이번 올림픽에서 저 자신을 위해 메달을 따고 싶었다기보다 아직 한국 남자 골프가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이 없기에 한국 골프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나라를 대표한다는 스트레스와 부담이 상당했다. 억눌렀던 감정이 지금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선 안세영(22·삼성생명)이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를 2-1(11-21 21-13 21-16)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1세트를 크게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2세트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안세영은 압도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툰중을 공략했다. 툰중은 안세영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안세영이 2-1로 역전승을 가져갔다. 경기가 끝난 후 두 선수는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관중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했다.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예선에선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결승에 진출했다. 1스테이지에서 총점 297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던 조영재는 2스테이지에서 잠시 흔들리며 합계 586점을 기록해 전체 4위로 결승에 올랐다. 함께 출전한 '한국 속사권총 간판' 송종호(34·IBK기업은행)는 합계 580점으로 17위에 그쳐 결선 티켓을 얻지 못했다.
도로사이클 개인도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송민지(26·삼양사)는 초반부터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나는 악재가 겹치며 결국 완주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