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00 내리꽂는 ‘블랙 먼데이’…양대 지수 ‘털썩’·VIX 급락 [블랙먼데이]

입력 2024-08-0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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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8% 넘게 폭락하며 2441대로 마감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64(8.77%)포인트 하락한 2441.55를 코스닥은 88.05(11.30%)포인트 하락한 691.28을 나타냈다. 앞서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에 이어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지수가 8% 이상 하락하면 발동된다. 모든 주식거래가 20분간 중단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코스피 지수가 8% 넘게 폭락하며 2441대로 마감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64(8.77%)포인트 하락한 2441.55를 코스닥은 88.05(11.30%)포인트 하락한 691.28을 나타냈다. 앞서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에 이어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지수가 8% 이상 하락하면 발동된다. 모든 주식거래가 20분간 중단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한국과 미국 주식을 동시에 투자하고 있는 ‘직장인 개미(개인투자자)’ 김모 씨(40)는 요즘 아침에 눈 뜨기가 무섭다. 뉴욕 증시가 연일 출렁이면서 국내 증시가 동반 추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기상 직후 미국 주식, 출근 후 국내 주식으로 ‘2연타’ 충격을 연달아 맞고 있다.

김 씨는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미국 계좌를 열어보면 한숨이 나오고, 사무실 도착 후 국내 계좌를 확인하면 탄식이 터진다”며 “작년 이맘때는 여름 휴가 보너스로 ‘어떤 이차전지 종목에 투자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는데 지금은 ‘언제 발을 빼야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걱정뿐”이라고 했다.

서머랠리가 한창이어야 할 8월. 이달 시작부터 국내외 증시가 연이어 추락하면서 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발(發) ‘경기침체’(Recession, 리세션)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그동안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거 올랐던 반도체, 전기·전자 등 기술 업종들이 대형주에 포진해 있어 글로벌 증시에 비해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겹악재에 갇힌 국내 증시 = 5일 코스피 지수는 8.77%(234.64포인트) 내린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금요일 3.65%의 대폭 하락을 경험한 데 이어 재차 급락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장중 동반 8% 넘게 폭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에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도입된 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것은 6번째, 코스닥 시장은 10번째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0% 넘게 내려 7만140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8년(10월 24일 13.76% 낙폭) 이후 일일 최대 하락률이다. 단순히 국내 증시만의 차별적인 하락이 아니라 견조한 흐름을 이어오던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했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은 2.43% 급락했고, 다우존스30지수(-1.51%), S&P500(-1.84%)도 하락 마감했다. 미국 7월 고용 보고서가 부진한 수치를 보인 데 대한 충격으로 보인다.

아시아증시도 줄줄이 무너졌다. 일본 닛케이 지수와 대만 가권 지수는 각각 12%, 8% 넘게 급락 마감했다. 가권 지수의 종가 기준 하락폭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증시가 이달 들어 급격히 동반 조정에 휩싸인 것은 글로벌 이벤트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의 피습으로 인한 당선 가능성 부각을 시작으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발표된 ISM제조업 지수 급락, 고용지표의 예상 밖 하락 등으로 리세션 공포가 겹친 것이다.

과거 고강도 긴축과 금리 인하 이후 발생했던 경기침체 사례들이 주목받으면서 한번 올라간 실업률이 가속해 추세적 경향으로 접어들 경우 결국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공포 심리가 확산했다. 3일(한국시간) 밤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이 예상치(4.1%)를 웃도는 4.3%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커졌다.

여기에 일본의 엔화 강세가 겹치면서 엔화를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동 지역 리스크가 재차 터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의 9월 통화정책 인하 결정이 늦었다는 우려와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뒤덮었다.

◇증권가 “美 침체 우려 과도…투매보다 보유·분할매수 추천” =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낙폭 속에서도 국내 증시의 과도한 조정은 기존 주도주 쏠림에 대한 반작용에 대한 경계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은 투자자들의 매수 쏠림 현상이 심화한 업종이었다.

다올투자증권은 “경기침체가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지속해서 우려가 유입되고 있고, 침체가 아니라도 둔화 도래를 반영할만한 경기 선행지수 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 시점은 금리에 대한 부담과 경기침체 불안감이 지배력을 보이는 구간”이라며 “하방이 확인되는 과정이 출현하더라도 탄력적이기보다 전고점 이하에서 상단이 제한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전환하는 것은 충분한 정책적 지원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거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구간에서 시도할 수 있다”며 “연준이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고 강한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한다는 걱정이 순환적으로 작용하며 시중 금리 급락이 지수 하락 동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현시점에서 급격하게 경기침체로 기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우려가 반영으로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기 저점 모색 과정은 전개될 개연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경제지표들의 추가적인 부진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추가 하락 폭은 진정될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급에 대해 “일률적으로 방향성에 대한 전망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단기 가격 급등이 어느정도 진행됐다는 측면에서 방향성이 형성될 개연성도 존재하는 만큼 단기 금리 하락 압력이 진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는 8월 22~24일 잭슨홀 미팅 또는 9월 FOMC에서 공격적인 접근보다 현금 비중 확보 등 리스크 관리의 기회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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