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로 쏟았는데…AI 빅테크, 미생ㆍ완생 딜레마 [AI, 거품론 vs 수익화]

입력 2024-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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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부재에 의구심 증폭
알파벳ㆍMS 등 빅테크 주가 줄추락
수익 로드맵으로 투자자 달래기 분주
전문가 "AI, 버블이라 판단하기 일러
유료 서비스 활성화 땐 수익화 가능"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기술 개발을 위해 수조 원을 투입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만큼 수익화가 필수적이지만 기술이 완숙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면서 AI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AI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을 이끄는 오픈AI 조차 비즈니스 모델 부재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AI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빅테크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AI 기업들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수익성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며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열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분기당 120억 달러 (1조 6624억 원)에 달하는 AI 투자가 언제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AI 제품이 성숙하고 더 유용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AI 붐이 둔화하더라도 회사가 확보한 데이터 센터와 AI 반도체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오픈AI도 수익성 우려를 의식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AI를 기반으로 한 검색 엔진 ‘서치GPT’를 선보이며 검색엔진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구글에 도전장을 냈다. 구글 전체 매출의 76%가 검색 광고 수익인 점을 고려할 때 검색엔진 시장은 AI 기업들이 수익화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국내 AI 사업자들도 수익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유영상 SKT 최고경영자(CEO)는 “이제는 AI로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라며 “AI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회사의 체력과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는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소버린 AI(AI주권)을 강조하는 이유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다. 네이버는 지난해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후 생성형 검색 서비스 ‘큐:’, 생성형 대화 서비스 ‘클로바X’ 등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네이버는 기업간거래(B2B)나 기업정부간거래(B2G) 시장을 잡기 위해 소버린 AI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GIO가 젠슨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이유도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고성능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AI 버블 우려가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국 킬러콘텐츠를 선점하는 사업자가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직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단계고 소비자들이 비용을 지불한 만한 서비스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AI 버블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AI 비서 등 유료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수익화는 자연스럽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업계 관계자도 “예전에는 신규 사업에 대해 투자하고 몇 년은 기다렸지만 AI 같은 경우는 1년 사이에도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기가 빨라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인프라 수급이나 데이터센터 등 생성형 AI를 만드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글이나 오픈AI 조차 수익화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만큼 한국 사업자 입장에서는 위기이자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들은 AI에 수조 원의 투입하는 것 보다 AI 패권 경쟁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AI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피차이 구글 CEO는 “기술 분야에서 전환기를 겪을 때 (AI에 대한)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ICT 업계 관계자도 “AI에 대한 인프라, 데이터센터 투자는 고속도로를 까는 작업과 같다”며 “승자독식의 AI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면 수십 년간 막대한 수익은 물론 돈이 숫자에 불과할 정도로 스케일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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