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바뀌면 뭐하나...이란, 히잡 의문사 시위자 또 처형

입력 2024-08-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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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규모 시위 참여자 중 한 명 처형
당시 시위가 정권교체 촉발했지만 바뀐 정권서도 그대로
앰네스티 “인권 향상 환상 사라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의회에 출석하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의회에 출석하고 있다. 테헤란/AFP연합뉴스
이란이 2022년 히잡 의문사로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 가담했던 시위자를 또 처형했다. 강경 보수 정권을 거부하는 시민들 덕분에 중도 개혁파 인물이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의 통제를 받는 미잔통신은 2022년 시위자 중 한 명이 케르만샤의 한 교도소에서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처형된 시위자는 2022년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돌연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과 관련해 시위에 나섰던 수만 명 중 하나였다. 당시 이란 정부는 1만8000명 이상을 체포하고 일부는 처형하는 등 강압적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대한 불만은 대선 결과에도 영향을 줬다. 대선 당시 유일한 중도 개혁파였던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대선에서 승리한 것.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은 선거 유세 당시 “히잡을 이유로 소녀를 체포하고 이후 시신으로 그를 가족에 넘기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등 정부를 향한 강도 높은 발언으로 표심을 모았다.

그러나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또다시 시위자가 처형되는 일이 벌어지자 곳곳에서 정권을 향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의 다이애나 엘타하위 중동·북아프리카 부국장은 성명에서 “이번 처형은 이란 정부가 사형을 정치적 억압 도구로 사용해 국민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는 치명적 결의를 강조한다”며 “신임 대통령의 집권으로 생겨난 인권 향상에 대한 환상은 사라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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