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 기대에 저가 매수 유입
대형주 집중…밸류업 옥석가리기
연초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개인투자자들이 ‘블랙데이’를 기점으로 국내 증시에 대거 복귀 중이다. 주가 폭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장바구니에 넣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7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62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 기준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개인은 1월 2조8611억 원어치를 사들인 뒤 2월, 3월에는 각각 8조4120억 원, 6조589억 원어치를 팔았다. 4월과 5월 각각 469억 원, 7570억 원어치를 샀지만, 매수 규모가 매도 규모를 압도한다.
이달 들어 외국인,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조1235억 원, 1조855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개인과 대조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개인의 투자는 삼성전자(2조5753억 원), SK하이닉스(7386억 원), LG전자(1025억 원), 셀트리온(788억 원) 등 부문별 주도주에 집중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급락장이 안정감을 찾아가며 주가가 폭락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리라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하락 국면과 유사한 변동성을 나타냈던 닷컴버블,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이후에도 국내 증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양혜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닷컴버블이나 금융위기와 같은 버블 붕괴의 경우에는 대략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경과한 후 안정을 찾았으며, 대책이 나오고 그 효과를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며 “9·11 테러와 코로나 팬데믹의 경우 반등이 빨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도 재료보다는 가격이 우선시하는 흐름으로 바뀐 만큼, 개인들의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공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시다발적인 악재의 단기적 반영 극대화는 이번 주 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증시 심리 지표와 이격도 등 기술적 지표에서 단기 바닥 양상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평가했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과 호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강세도 증시 정상화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전날 자사주 1000만 주 매입·소각 계획을 내놓은 미래에셋증권은 하루 만에 8.86%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예고한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순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주가가 11.57% 뛰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도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와중에도 옥석 가리기는 진행되는 흐름”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반등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기업 중실적과 주주환원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