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열흘 뒤 통지서 발송…法 “부당해고, 근로자에 1억3000만원 지급해야”

입력 2024-08-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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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중앙노동위원회 거쳐 법원 행정소송까지…항소심 진행 중
“입사 2달 만에 해고, 정당성 인정할 증거 없어 무효 해당”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해고 처분이 무효가 됐을 경우 회사는 근로자가 계속 일을 했다면 받았어야 할 임금과 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은 지난달 24일 전북 지역의 한 법인에서 근무하던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금전 청구 소송에서 “미지급 임금과 연차휴가수당을 합해 총 1억2933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2021년 5월 초 회사의 총괄본부장으로 입사했다. 입사 2개월 만인 같은 해 7월 4일 회사는 A 씨에게 ‘내일 자로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회사는 해고일로부터 열흘 뒤인 7월 15일 A 씨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했다.

해고 사유는 ‘근무태만과 항명, 기망 및 직무유기,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비방으로 회사의 명예 실추, 근무태만으로 대표이사가 노동청에 고발돼 회사에 막대한 손해 발생’ 등이었다.

A 씨는 회사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그해 10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전북지노위는 12월 말 “근로자에게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고 해고 사유의 정당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A 씨의 원직 복직을 명령했다.

근로기준법 제26조와 제27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는 경우 서면에 해고 사유와 시기를 적어 해고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

회사는 해당 판정에 불복해 2022년 2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두 달 뒤 기각 판정을 받았다.

두 차례의 부당해고 결정에도 회사는 법원에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4월 대전지법이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고, 회사가 이에 불복하면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전주지법도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미지급 임금 청구에 대해서는 “부당한 해고 처분이 무효가 됐을 때 근로자는 계속 근로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하기 전 A 씨에게 복직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고, 이후 A 씨를 적법한 방법으로 해고했다”며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적법하게 해고한 시점 이전까지의 임금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회사 대표이사는 전북지노위 결정이 나온 후 ‘A 씨 응징과 처벌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할 것’, ‘복직하면 공장 청소 나무 전지 등을 시켜야 한다’라는 등의 말을 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있다”며 “회사가 A 씨를 복직시켰다고 평가할 수 없고 그런 복직을 원고가 거부한 것이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 씨는 회사에 입사해 부당해고될 때까지 개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까지 계속 근무했다면 총 35일의 연차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 회사는 이에 해당하는 583만 원의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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