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한국→대만 메모리 수출 225%↑…HBM 시장 확대 영향

입력 2024-08-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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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분 상당량 대만서 패키징하는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공급 HBM 추정
AI 시장 성장세 지속에 수출 증가 흐름 이어질 전망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한국이 대만으로 수출하는 메모리 반도체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넘게 폭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가속기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대만에서 최종 패키징을 하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 물량으로 추정된다. AI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대만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세로 지속할 전망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이 대만에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는 42억6999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7%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율 88.7%인 점을 고려하면 세 배 가까운 성장세다.

2010년대 들어 한국의 대만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연간 10억∼40억 달러대를 유지했는데, 최근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기준 80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이후 대만은 줄곧 한국의 5위 메모리 반도체 수출 지역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베트남, 미국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TSMC 로고가 대만 신주에서 보인다.  (신주(대만)/로이터연합뉴스)
▲TSMC 로고가 대만 신주에서 보인다. (신주(대만)/로이터연합뉴스)

업계에서는 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변화로 올해 들어 급격하게 대만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대만으로 수출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대만 현지 기업의 PC,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소비자 제품 제조에 쓰이는 D램 등 부품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 수출 증가 물량의 상당 부분은 대만 TSMC에서 패키징 작업이 이뤄지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SK하이닉스의 HBM과 관련됐다는 것이다.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엔비디아는 AI 가속기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TSMC에 맡겨 대만 현지에서 생산하게 한다.

TSMC는 이후 대만 패키징 공장에서 자사가 앞서 제조한 GPU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으로부터 넘겨받은 HBM을 함께 패키징해 최종적으로 AI 가속기 제품을 제작, 엔비디아에 납품한다.

현재 한국 기업 중에서는 SK하이닉스만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특정 고객향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지난달 2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작년보다 약 300%의 HBM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AI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미국 주도의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한국의 대만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 흐름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반도체 제조 기반을 구축해 이 분야 기술 지배력을 강화하고, 대만,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도체·과학법을 통해 TSMC, 인텔, 삼성전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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