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전력 소모 극복할 차세대 반도체 뭐가 있나
GDDR‧LPDDR 등 속도 빠르고 저전력 제품들 각광
“향후 3년간 인공지능(AI) 시장의 흐름은 고대역 폭메모리(HBM)가 이끌어 가겠지만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현재 HBM의 비싼 가격과 공급 부족으로 다른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기업들도 저전력‧고성능 등 HBM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넥스트 HBM’ 개발이 한창이다.”(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포스트 HBM’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HBM의 단점 중 하나는 높은 전력소모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 제품인 HBM3E의 엔비디아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발열과 전력소모 문제가 테스트의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의 높은 전력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저전력 D램’인 LPDDR이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 D램 중 하나인 DDR의 ‘저전력’ 버전이다. 부피가 작고 발열에 예민한 제품에 들어간다. 이동성이 강조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 등이다. 현재 LPDDR5X까지 출시됐다.
GDDR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D램이다.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성능과 빠른 속도를 보인다. GDDR7은 GDDR6와 비교해 데이터 처리 성능이 1.4배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HPC), AI,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열 저항도 크게 감소해 고속 동작에서도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GDDR은 HBM과 비교해 제조비용도 상대적으로 낮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 HBM 수요를 일부 대처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 제품 연구에서 핵심은 전력 소비량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최초로 32Gbps GDDR7을 개발했는데, 전력 효율이 20% 개선됐고, 저전력이 필요한 응용처(노트북 등)에 초저전압을 지원하는 옵션도 추가됐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월 개발을 완료했으며, 3분기 내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GDDR7은 이전 세대 대비 전력 효율이 50% 이상 향상됐다.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은 전자의 스핀 운동 특성을 응용해 데이터의 저장 여부를 구분하는 메모리다.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기존 D램의 고속 성능과 낸드의 고용량 특성도 갖췄다. 문제는 낮은 저항값 때문에 ‘인-메모리 컴퓨터’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20년 MRAM을 새로운 개념인 ‘저항 합산’ 방식으로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를 통해 저전력 설계에 성공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을 세계 최초로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구현하고 차세대 저전력 AI 칩 기술을 확대한 것이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메모리 모듈에 CXL 컨트롤러를 장착하면 대역폭과 용량이 확장되는 식이다. AI‧빅데이터 등 고성능 연산 시스템이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PIM은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한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다. 메모리 반도체 내부 저장 공간마다 전용 내부 데이터 경로의 대역폭을 활용해 연산 속도를 높인다. 데이터 이동 거리가 획기적으로 줄기 때문에 연산 속도가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