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임명된 뒤 '뉴라이트' 논란에 각계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김 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 데 이어 야당 및 광복회와 독립선열선양단체들이 15일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김 관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관 등 자신과 관련한 문제를 해명할 예정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형석 관장 본인은 근현대사 역사학자라고 주장하지만, 독립운동 연구 및 근현대 학계에서 김 관장은 듣보잡(해당 영역에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방 실장은 "근현대사 학자라는 김 관장의 주장과 달리, 그는 중국 송나라 때 인물에 대한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독립운동사나 역사의식 투철한 사람을 임명해도 모자랄 판인데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임명됐는지 안타깝다"고 적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관장은 "뉴라이트라는 개념이 뭔지 모르겠고, 내가 그렇다는 얘기도 처음 들어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 실장은 "본인이 대표로 있는 재단법인 대한민국역사와미래 구성원 중 10여 년 전부터 뉴라이트라고 지칭된 분들이 많다. 본인 조직 구성원을 모르고, 본인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김 관장이 안익태 작곡가와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에 학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친일 인명사전에 담긴 4389명 전체를 보지 않았다고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혔으면서, 그중 몇 명을 집어 이야기한 것은 영화를 보지 않고 영화평을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9년 안익태, 백선엽 등이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됐을 당시부터 관련자들이 소송을 걸었지만, 사실 관계가 틀리지 않아서 우리가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며 "친일 인명사전이지 평전이 아니기 때문에 오류 없는 원자료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 실장은 김 관장이 "백선엽은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학살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백선엽은) 친일 2관왕"이라고 맞섰다. 그는 "'항일연군'이라고 그 당시에 중국이 주도가 됐지만 많은 조선인이 '동북항일연군'에 소속돼 있었다. 그것과 그 부대가 싸웠으니까 그 부대는 조선인 부대가 아니라는 강변"이라며 해당 주장이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음을 전했다.
이어 "김 관장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3명 중 백선엽만이 유일하게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인명사전에도,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도 이름이 들어가 있다. 민간인이 만든 사전에도 있고 정부 공인된 조사보고서에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백선엽 본인의 회고록에 '항일부대 토벌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조선인이 죽었을 수도 있다. 우리 동포에게 총을 겨눠도 어쩔 수 없다'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데 김 관장이 변명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