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부 압박도 '영끌족'엔 안 통했다…7월 가계대출 5.3조 ↑

입력 2024-08-12 17:27 수정 2024-08-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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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중심으로 넉달 째 증가세…매달 5조 넘게 증가
올해만 32.1조 증가…당국 "경각심 갖고 지켜보고 있어"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한 달 새 5조5000억 원 불었다. 넉 달 연속 증가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 회복에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올해 7월까지 은행권 주담대 순증액은 32조 원을 넘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 원 확대됐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전월대비 5조6000억 원 늘었다. 전월(6조2000억 원)보다 증가폭은 다소 줄었으나 절대적인 규모로는 5월(5조7000억 원)과 6월(6조20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주담대 누적 증가액은 32조1000억 원에 달했다.

은행 뿐 아니라 제2금융권 등 전 금융권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7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3000억 원 순증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000억 원 줄어 전월(-1조7000억 원) 대비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다.

정부는 당분간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늘어난 아파트 등 주택매매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면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 등으로 미뤄 당분간 가계대출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렸지만 대출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담대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억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날 회의를 거쳐 16일부터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약 한 달 동안 무려 다섯 번이나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도 비슷한 기간 네 차례 금리를 올렸다.

정부도 비슷한 방식으로 정책자금 대출 줄이기에 나섰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16일부터 대출금리를 0.2~0.4%p 올리기 했다.

일각에서는 7월 시행하기로 했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연기하면서 대출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직접적인 억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할 시점”이라면서 “다음달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는 만큼 차주의 상환능력에 기반해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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