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철수 스타벅스 ‘스타스 커피’로…맥도날드는 ‘맛있으면 그만이지’

입력 2024-08-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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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3개월째 서방 브랜드 대탈출
스타벅스 커피 대신한 ‘스타스 커피’
맥도날드는 ‘맛있으면 그만이지’ 뜻의 러 브랜드
르노 러 공장서는 중국 SUV 생산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를 떠난 서방 브랜드가 하나둘 현지화로 전환 중이다. 스타벅스 커피는 스타스 커피로, 맥도날드는 ‘맛있으면 그만이지’라는 새 이름으로 러시아 패스트푸드가 됐다.

17일 로이터와 가디언ㆍ한국 코트라 등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우 전쟁이 시작된 이후 주요 서방 브랜드가 현지 사업을 정리하며 철수했다. 이 빈자리는 러시아(또는 중국) 기업이 인수, 새 브랜드로 전환 중이다. 리-브랜딩(Re-branding)이다.

▲러시아 스타벅스가 떠난 자리에는 새 브랜드 '스타스 커피'가 들어섰다. 이전 스타벅스와 비슷한 모양의 스타스 커피 CI 모습.  (AP뉴시스)
▲러시아 스타벅스가 떠난 자리에는 새 브랜드 '스타스 커피'가 들어섰다. 이전 스타벅스와 비슷한 모양의 스타스 커피 CI 모습. (AP뉴시스)


러시아 스타벅스 → 스타스 커피

먼저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 커피는 개전 3개월 만인 2022년 5월 러시아를 떠났다. 그해 8월, 매장 판권을 인수한 러시아 기업은 곧이어 커피 체인점 ‘스타스 커피’를 열었다. 300여 곳의 스타벅스 커피가 일부는 폐쇄됐고, 일부는 스타스 커피로 전환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CI도 고스란히 스타벅스 것을 이어받았다. 스타벅스를 상징했던 긴 머리 여성의 왕관은 러시아 여성의 전통 머리장식 ‘코코쉬닉’으로 변신했다. 매장과 로고 등 전체적인 이미지는 기존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러시아 맥도날드 매장은 현지 토종 패스트푸드로 전환했다. 브랜드명은 '브쿠스노이 토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다. 러시아어로 "맛있으면 그만이지"라는 의미다.  (출처 Вкусно и точка 미디어)
▲러시아 맥도날드 매장은 현지 토종 패스트푸드로 전환했다. 브랜드명은 '브쿠스노이 토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다. 러시아어로 "맛있으면 그만이지"라는 의미다. (출처 Вкусно и точка 미디어)


러시아 맥도날드 → 맛있으면 그만이지

러시아 맥도날드도 현지 패스트푸드로 전환했다. 메뉴만 닮았을 뿐, CI와 로고ㆍ매장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러시아 맥도날드는 개전 3개월여 만인 2022년 6월 ‘브쿠스노이 토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라는 새 브랜드명으로 재개장했다. 러시아어로 “맛있으면 그만이지”라는 뜻이다.

모스크바 ‘푸쉬킨광장’ 매장에서는 피시버거와 치킨너깃, 더블 치즈버거 등 맥도날드 메뉴가 그대로 판매됐다. 다만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은 없다.

브쿠스노이 또치카는 새 매장을 열면서 “이름은 바뀌었지만, 사랑은 남아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맥도날드가 전면 철수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개전과 함께 문을 닫았던 키이우 맥도날드 매장을 하나둘 재개장하고 있다. 키이우에 자리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출처 맥도날드Ukraine)
▲러시아에서 맥도날드가 전면 철수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개전과 함께 문을 닫았던 키이우 맥도날드 매장을 하나둘 재개장하고 있다. 키이우에 자리한 맥도날드 매장 모습. (출처 맥도날드Ukraine)

러시아에서 맥도날드의 역사는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 옛 소련 푸쉬킨광장에 첫 맥도날드 매장이 개장했을 당시, 많은 시민이 맥도날드를 찾았다. 폐쇄적인 소련 경제에 서구 상품 및 서비스가 진입하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 달리 러시아의 침공으로 매장 영업을 중단했던 우크라이나 맥도날드는 수도 키이우에서 다시 맥도날드로 영업을 재개했다. 나머지 우크라이나 매장 109곳도 차례로 문을 열 계획이다.

2022년 8월 재개장 당시 맥도날드 우크라이나는 “키이우 3개 매장이 배달 전용으로 영업을 재개한다”라면서 “배달 서비스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과 드라이브스루 운영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가 떠난 러시아 공장에서는 중국 JAC가 들어와 SUV 모스크비치를 생산 중이다. JAC의 세홀의 주요 부품을 가져와 러시아에서 조립만 한다.   (출처 모스크비치 미디어)
▲르노가 떠난 러시아 공장에서는 중국 JAC가 들어와 SUV 모스크비치를 생산 중이다. JAC의 세홀의 주요 부품을 가져와 러시아에서 조립만 한다. (출처 모스크비치 미디어)


르노 러시아 공장, 중국 전기차가 장악

자동차 공장도 변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시(市)는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의 모스크바 공장을 직접 인수, 새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르노는 자신들이 보유한 러시아 최대 자동차 기업 아브토바즈(AvtoVAZ) 지분 68%를 모스크바시에 매각했다. 단 "6년 안에 다시 사들일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세르게이 소비아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 공장을 인수한 뒤 “우리는 이 공장에서 역사적인 ‘모스크비치’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비치’는 러시아 국내 자동차 기업 ‘오아오 모스크비치(OAO Moskvitch)’를 일컫는다. 소련 정부 소유였던 모스크비치는 소련 해체와 동시에 민영화됐다가 2002년 파산했다. 모스크비치는 러시아에서 ‘국민 자동차 회사’로 평가 받는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모스크비치는 사실 중국 JAC의 준중형 SUV ‘세 홀(Sheol) X4’다. 중국에서 핵심 및 주요 부품을 들여와 러시아 르노 공장에서 CKD(세미 녹다운) 형식으로 조립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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