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원 시장 잡아라…글로벌 빅파마 ‘차세대 ADC’ 경쟁

입력 2024-08-19 05:00 수정 2024-08-1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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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8-1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전 세계 ADC 붐…2029년 360억 달러 시장 선점 위한 성공 요소는?

ADC, 효과적인 항암제지만 독성 부작용
부작용 해결 위해 차세대 ADC 개발 힘줘
항체는 2개 이상 타깃하는 이중 항체 ‘유망’
링커는 혈중 ‘안정성’, 페이로드는 ‘반감기’ 중요

▲대전 유성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신약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유기층 수분제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대전 유성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신약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유기층 수분제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근 가장 주목 받는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위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힘을 주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13개의 ADC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가운데, 기존 ADC의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ADC 개발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2029년 360억 달러(약 5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ADC는 항체, 페이로드(약물), 링커(연결물질)로 구성된 항암제로 암세포를 정밀 타깃해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 많은 기업이 개발에 뛰어든 이유다.

ADC 인기를 방증하듯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 순위에서 ADC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화이자는 ADC 전문 기업 시젠(Seagen)을 430억 달러(약 56조 원)에 인수했고, 머크는 계약금 4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지급하고 다이이찌산쿄가 개발 중인 3개의 ADC에 대한 권리를 샀다. 국내서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3년간 누적 계약 7건, 계약 규모 7조5000억 원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계약금을 기록했다.

ADC 개발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큼 기존 기업은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후발 주자는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진보된 ADC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ADC가 페이로드를 표적세포에 전달해 작동하는 기전이어서 종양에 얼마나 더 많은 약물을 부작용 없이 전달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체, 페이로드, 링커를 세분화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항원(암세포)을 표적 하는 항체는 많은 항원을 더 정확히 타깃 할수록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이중 항체를 ADC에 적용하고 있다. 이중 항체는 질병을 유발하는 1개의 인자만 인식하는 단일항체와 달리 2개 인자를 타깃할 수 있다.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 작용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정진원 에이비엘바이오 이사는 “이중 항체는 종양에서 과발현하는 타깃을 동시에 공략해 종양 선택성을 높일 수 있고, 내재화가 잘 일어나는 표적을 찾아 ADC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 암세포는 생존에 필요한 신호전달 체계가 항암제로 차단되면 다른 회로를 활성화해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획득하는데, 서로 보상관계에 있는 2개의 타깃을 동시에 공략하면 암세포의 저항성을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이중 항체로 약물 개발이 어려웠던 항원들도 ADC 개발 표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을 직접 사멸하는 페이로드는 암세포와 결합 전까지 장기간 혈중 반감기를 유지해야 하며 암세포 내로 들어가 링커로부터 분리된 이후에는 반감기가 짧아야 한다. 반감기가 길면 다시 혈관을 통해 정상세포로 전달될 수 있어 짧은 반감기로 표적 장기에서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돼 있는 신호전달 체계를 저해하거나 암세포에서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약물도 차세대 ADC의 요소다.

항체와 페이로드를 결합하는 역할인 링커는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기까지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ADC의 부작용 중 독성 발생의 원인은 혈중에서 링커의 불안정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 분리가 되면 페이로드가 정상세포에서 독성을 유발한다. 혈중에서 높은 안전성이 확인된 링커일수록 독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DC는 다수의 개선 여지가 남아있으며 기존 ADC가 선점한 표적 항원에서도 안전성 등을 높여 충분히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종양 세포 도달 이후 페이로드는 전신 독성을 낮추기 위해 반감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중 항체 기술은 기존 단일 항체에서 독성 등으로 인해 약물 개발이 어려웠던 표적 항원들의 개발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ADC 기업 대표는 “ADC 성공의 열쇠는 페이로드다. 안전성이 확보된 페이로드는 기존 페이로드보다 독성이 약해 항체에 더 많이 붙일 수 있다. 따라서 안전성이 확보된 페이로드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중 항체는 후발 주자로서 가질 수 있는 좋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링커는 암세포에 들어갔을 때 분리되는 게 좋지만 안전한 페이로드를 쓰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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