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인증 탓에 사업화 발목…“글로벌 진출 장벽=해외 인증” [中企, 인증의 두 얼굴②]

입력 2024-08-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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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8-1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중소기업들 수출 위한 인증 비용 부담↑
“나라마다 다른 규제로 대응 조차 어려워”

#. “미주 쪽으로 진출하기 위해 인증을 받으려면 1000만 원 이상 발생합니다. 중소기업은 순이익 1000만 원도 내기 힘든데, 인증만으로 그 정도 비용을 지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 매년 갱신해야 해서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전 수출 중소기업 대표)

#. “우리나라 정부가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지만, 아직 지원 제도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인증 비용의 20~30%를 지원해 준다는데,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주요 국가들과 협정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해야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더 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기기 수출 중소기업 대표)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인증’이라는 절차가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막고,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증은 필수지만 비용 부담, 인력 부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게 기업들의 현실이다.

스팀 청소기를 수출하고 있는 티케이케이의 장광식 대표는 “스팀 청소기는 미국의 경우 시장이 큰 편인데, 우리 중소기업들은 해외 바이어(구매자)들한테 소량 주문으로 들어오는 게 대부분”이라며 “이 발주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의 제품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하지만 미국의 경우 신규 인증은 2000만 원이 넘게 들고, 또 매년 갱신해야 하는 유지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미주 쪽 수출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티케이케이는 세계 최초 무선 스팀 청소기를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무선 스팀 청소기여서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지만, 배터리 인증은 나라마다 규제가 다르고, 까다로워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이 크다는 게 장 대표의 하소연이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인증받고, 해외에서도 또 인증받으며 그에 따른 비용을 내는 게 중소기업엔 너무 힘든 일”이라며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국가 간의 협정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도 절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수출붐업코리아’에서 국내 기업인들과 해외 바이어들이 수출상담을 하고 있다.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수출붐업코리아’에서 국내 기업인들과 해외 바이어들이 수출상담을 하고 있다.

치과용 임플란트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는 덴큐의 이태훈 대표는 “해외인증을 위해 기계물리적 시험, 생물학적 안전성 시험 등 ISO 규격에 해당하는 다양한 시험들이 요구되는데, 심사기준이 더욱 강화됐다”며 “특히 임상적 요소는 평가가 아닌 시험을 통한 주장의 타당성 확보범위를 확대하고 있어서 시험 및 부대비용이 2억 원 이상 증가하고 준비 기간도 최소 1년 이상 연장됐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적, 시간적 비용의 부담이 늘어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전언이다.

이 대표는 "국가별로 인증을 진행해야 하는데, 국가별 행정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어렵고, 이에 대한 현지 컨설팅이나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기술유출, 영업권 침해 등의 사고사례가 발생하다 보니, 리스크 관리의 문제로 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정부가 보증 또는 인증하는 현지인허가 관련 행정대리인의 발굴 혹은 직접 수행 글로벌 진출에 연계된 고용 활동에 대한 보증, 융자 혹은 지원의 확대 기밀자료 등의 유출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구축 및 관리에 대한 제도마련, 지원 및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증 부담은 중소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정도 성장한 중견기업들도 인증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중견기업들도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1000만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이 역시 매년 갱신할 때마다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에 침대 업계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자체 검사로 대체하는 추세다.

최근 에이스침대는 최근 자체 인증센터인 '라돈 측정실'과 '화학실험실'을 구축했다. '라돈 측정실'에서는 환경부 형식승인을 받은 전문 측정 기기로 에이스침대 매트리스 완제품과 내장재의 객관적인 라돈 방출량을 분석한다. 화학 실험실에서는 원단, 펠트, 폴리우레탄폼 등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 물질로 불리는 폼알데하이드의 함유량 및 방출량을 측정한다.

올해 국내 침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시몬스도 팩토리움의 수면연구 R&D센터를 통해 다양한 인증 절차를 거친다. 여기서 진행하는 실험들은 한국산업표준(KS) 기준 뿐만 아니라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규격까지 충족한다.

시몬스는 국내 침대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 매트리스 3대 안전 키워드(△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민감 이슈 중 하나인 라돈의 경우, 국내 공식 라돈 인증 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를 통해 시판 전 제품의 안전성을 인증받고 있다. 매년 안전인증도 갱신하고 있다. 아울러 라돈과 유사한 발암물질로 알려진 토론에 대해서도 KSA 안전제품 인증을 받고 있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침대업계가 인증을 받는 건 소비자들이 안전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매년 받아야 하는 인증 비용은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침대 업계가 자체적으로 인증 센터를 구축한 것도 인증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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