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업계를 선도해 달라는 기대와는 달리 기존의 리베이트 관행에 의지해 영업을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29일 KBS 9시 뉴스를 통해 드림파마가 대구ㆍ경북지점에 병ㆍ의원에 대한 리베이트 비용으로 3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는 문건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드림파마는 ‘선지원’이라고 불리는 일정기간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병의원에 미리 돈을 주고 계약 규모에 따라 천만원대에서 억대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방송은 병ㆍ의원 1200군데를 대상으로 한 지점단위 리베이트 규모가 이 정도면 전체 리베이트는 전국적으로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드림파마 관계자는 “250개 업체 중 한 군데도 (리베이트와 관련)자유로운 회사는 없다”며 제약업계의 관행일 뿐이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조사에 나서면서 의약품 유통질서 투명화를 위해 제약분야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현재 제약산업에는 LG생명과학, SK케미칼, CJ제일제당, 드림파마(한화) 등의 대기업이 진출한 상태다.
대기업이 어떤 산업에 진출한다고 하면 관련 업계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교차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지식경제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바이오산업 진출설이 돌자 바이오업계에서도 환영과 함께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처럼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이 없는 산업에서 대기업 진출에 대해 크게 환영하는 이유는 대기업 진출로 산업의 규모가 커질 것을 기대하는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에서 대기업의 진출을 바라는 것은 정부와의 관계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약제비 절감을 위한 약가인하 등의 정책을 쓰면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제약사들이 반발해도 씨도 안 먹힌다”며 “예를 들어 제약업계에 삼성이 있었다면 이렇게 했겠냐”고 토로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이런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기존의 잘못된 관행인 리베이트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 영업은 속성상 리베이트 같은 관행과 인맥 등에 크게 좌우되는 측면이 커 생각보다 힘들다”며 “그래서 우리 회사는 아예 해외수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