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올린 '위례신사선' 첫 삽 뜰 수 있을까?

입력 2024-08-19 16:14 수정 2024-08-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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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사선 경전철노선도(자료제공=서울시)
▲위례신사선 경전철노선도(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사업을 재추진한다. 사업 진행의 걸림돌이 됐던 공사비를 인상하고 공사 기간도 늘려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여의치 않으면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해서라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적극적인 의지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않다. 아직 큰 관심을 두는 건설사가 없는 데다 재정사업 전환 시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아서다.

19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는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제3자 제안 재공고를 내고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2020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GS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km 경전철 노선이다.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하나로 계획됐지만 16년째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실시협약과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2년에는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자잿값 급등과 금리 인상 등으로 기존 공사비로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재공고를 내면서 공사비를 1조4847억 원에서 1조7605억 원으로 2758억 원 인상했다. 비작업일 증가와 적정 근로시간 보장 등을 반영해 총 공사 기간도 기본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했다.

서울시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달 25일까지 1단계 사전적격심사 서류를 접수하고 평가과정을 거쳐 12월 중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면 위례신사선은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아직 큰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사업 조건들을 따져보고 내부 논의도 거쳐야겠지만 현재로썬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워 참여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영진도 이미 진행 중인 국내 다른 대형프로젝트나 해외 현장에 집중하는 방향을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참여 의사가 없다거나 검토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는 사업 참여자가 없으면 신속히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할 때보다 3년가량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 지연되더라도 착공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예비타당성조사란 난관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과 '강북횡단선' 등의 도시철도 사업도 예타에 가로막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높은 경제성 평가 비중에 발목이 잡혔다. 수도권 도시철도 사업은 경제성 평가 비중이 60~70%로 비수도권(30~45%)보다 높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0년 넘게 착공도 못 했다는 것은 사업성이나 정책적으로 강력하게 밀고 나갈 동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수의 민간투자사업 참여 여부, 예타 결과 등을 예단할 수 없으나 상황이 급진전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와 관계없이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민간투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독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위례신사선은 다른 도시철도 사업과 달리 경제성이 높아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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