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돌아온 회사채 시장…‘물 만난 하반기’ 활황 장 선다

입력 2024-08-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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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한산했던 회사채 발행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8월 반기보고서 제출이 끝나고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기업 자금조달에 우호적 환경이라는 판단에서다.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금리 훈풍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2주간 공모채 수요예측이 예정된 기업은 내일 한국토지신탁을 시작으로 10곳 이상이다. BBB+인 한솔테크닉스, 두산에너빌리티부터 AA 이상인 SBS(AA0), SK(AA+), 한화손해보험·동원산업·종근당(AA-) 등도 대거 참여한다.

발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K다. SK는 오는 21일 수요예측을 진행해 29일 공모채 2500억 원 규모를 발행한다. 트렌치는 2·3·5·7년물로 최대 4500억 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공모금리 밴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년과 7년 장기물을 발행해 눈길을 끌면서도 시장에서는 리스크 부담이 적은 단기물 위주로 발행량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분기마다 공모채 시장을 두드리는 단골 이슈어(발행사)다. 유사시 SK그룹 계열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어 회사채 시장에서도 큰 무리 없이 주문을 받아왔다. 지난 3월과 5월에도 SK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금액 이상으로 자금이 몰려 각각 3800억 원씩 증액 발행했다.

상반기만큼 언더 금리에서 발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그룹은 2분기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C의 대규모 영업적자, SK온 상장 불확실성, SK E&S 영업이익 감소 등 영향으로 대규모 실적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그룹 차원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효과가 구체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수요예측이 하반기 SK그룹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로짓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까지 SK그룹 주요 신규사업의 투자 성과는 부진한 상황으로 필요에 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토지신탁은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재도전한다. 한국토지신탁은 앞서 2월 회사채 시장 연초효과가 활발한 가운데 미매각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침체했던 부동산 경기가 최근 반등을 보이는 가운데 수요예측이 하반기 추세적 반등을 확인할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지난해 2월에 발행했던 공모채 1년 6개월물의 500억 원 규모 만기가 이달 28일 도래해 이번 발행은 만기 상환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 경기와 엮여있는 점은 악재다. 부동산 수주 실적 감소로 이익창출력이 하락해 2018년까지 20%를 웃돌던 시장점유율은 2022년 10.85%까지 하락했다. 지난 2월 한국토지신탁의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로 강등됐다.

올 초 차환시점이 도래했지만, 금리 하락을 기다리며 하반기로 자금 조달 시기를 조율한 기업도 있다. 27일 수요예측에 나서는 HL홀딩스는 2월 1150억 원 만기는 은행 차입금으로 갚았고, 금리환경이 우호적인 하반기가 시작되고서야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그 사이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연 4%대에서 3% 중반까지 떨어졌다. 1.5년물과 2년물로 최대 1200억 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이밖에 다음 달 추석 연휴 전까지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BBB+), 종근당(AA-), 한화(A+), 삼성물산(AA+), GS EPS(AA0), 포스코인터내셔널(AA-), 우리금융에프앤아이(A-), 삼척블루파워(A+)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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