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계대출 '정밀 타격' 나선 금융당국…추가 대책도 검토

입력 2024-08-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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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 중심 집값 상승에…가계대출 규제 강화
금융당국 "하반기 금리 환경 비우호적…금리 추이 모니터링"

▲강남·서초·용산 아파트 (연합뉴스)
▲강남·서초·용산 아파트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수도권 중심의 ‘핀셋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수도권의 대출한도를 다른 지역보다 줄여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 달 1일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금리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더 높게 적용해 대출 한도를 더 조이겠다는 게 골자다.

수도권 핀셋 규제와 함께 DSR 규제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 조치도 취했다. 언제든 추가 대책들 내놓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기 위한 것이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로 집값 상승세가 본격화 될 경우 가계대출을 잡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당초 예정과 달리 다음달부터 수도권에 스트레스 금리를 1.2%포인트(p)로 상향 적용키로 한 것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8000억 원(0.7%) 늘었다. 가계신용은 지난 1분기 3조1000억원(-0.2%) 소폭 감소한 뒤 증가 전환해 2분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같은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1780조 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5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주담대는 1분기(12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돼 16조 원 가량 불었다.

이는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평균 0.32% 뛰어 5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거래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48개월 만에 8000건을 넘어섰다.

향후 추가 조치도 예고됐다.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기로 했다.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선제 조치 성격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은행들은 내부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DSR 관리계획을 수립·이행해야 한다.

당국은 은행권 주담대에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카드도 검토 중이다. 위험가중치는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설정하는 비율로, 은행들은 해당 비율에 따라 돈을 쌓아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할 경우 은행들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가계대출을 어떻게든 잡겠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가계대출 잡기에 혈안이 된 것은 하반기 금리 환경이 가계대출 관리에 우호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또 다시 대출 수요를 자극,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가계부채를 늘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하반기 금리 환경 등을 고려하면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계대출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날때 까지는 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대책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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