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사전 규제, 네카오 울고 알리테무 웃는다”

입력 2024-08-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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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FKI센터에서 열린 인터넷기업협회 국제세미나 토론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임유진 기자 newjean@)
▲21일 서울 여의도 FKI센터에서 열린 인터넷기업협회 국제세미나 토론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임유진 기자 newjean@)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같은 플랫폼 규제를 적용하면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경쟁력은 약화하고 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21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온라인플랫폼 규제동향 국제세미나’에서 백용욱 카이스트 교수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규제 방식, 사후 규제도 아닌 사전 규제 방식은 우리나라 사정에 매우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섣부른 사전 규제로 인한 피해는 플랫폼 기업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네트워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란 우려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는 올해 3월부터 EU가 소수 플랫폼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규제하는 DMA가 시행되면서 디지털 생태계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이 공유됐다. 한국 역시 소수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해 규제하는 ‘플랫폼법’ 법안이 22대 국회에서 추진됨에 따라 전문가들이 견해를 나눴다.

트레버 와그너 CCIA 소장은 발제를 통해 “게이트키퍼에 대한 사전 규제가 한국에 적용될 경우, 한국은 디지털 기술 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어 유럽보다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며 “유럽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전체 수출 중 5% 밖에 차지하지 않는 반면 한국은 전체 수출의 29%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소콜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플랫폼이 소상공인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널리 퍼지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플랫폼 운영이 어려워질수록 SME(중소·중견기업)은 효익을 받기 어려워진다”며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 받는 소비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을 보면 오랜 기간 플랫폼 규제를 해오며 신규 업체에 대한 VC 투자가 많이 줄었다”며 “한국에서 과도한 규제는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랫폼법의 반사이익은 결국 중국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란 지적이 이날 여러 차례 지적됐다. 카티 수오미넨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 객원연구원은 “EU의 미국 테크기업 규제로 수혜를 보는 대부분의 기업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 테크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승주 중앙대 교수는 “EU는 토착 플랫폼을 키우려는 동기가 있고, 중국은 강력한 규제가 있으나 외국계 플랫폼의 중국 시장 접근성을 차단한 상태”라면서 “한국은 토착 플랫폼이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진출을 막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정교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용욱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게 차지하고 있다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도 시가총액이나 매출 기준을 보면 글로벌 빅테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영세한 수준”이라며 “DMA와 같은 규제는 한국에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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