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릴레이’ 나선 상장리츠…‘호재 vs 악재’ 시선 엇갈려

입력 2024-08-21 15:45 수정 2024-08-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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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지스레지던스 등 상장리츠 연이은 유상증자 결정
리츠 외형 확대 기대감 vs 배당 삭감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8월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유상증자에 줄줄이 나서고 있다. 리츠 운용업계에서는 유상증자를 이용해 자산 편입에 나서면 리츠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후 배당 삭감 가능성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32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위한 1차 발행가액을 3760원으로 확정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모집한 자금은 기존 담보부대출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8일 DF타워 우선주 매입을 위해 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FN리츠도 2일 삼성화재 판교 사옥 인수를 위해 66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앞서 6월과 7월에도 신한알파리츠와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가 각각 유상증자를 공시하기도 했다.

이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장 리츠들이 리파이낸싱(차환)이나 자산 편입에 나서자, 이를 위한 유상증자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이자 비용을 줄이거나 자산 편입으로 몸집을 불려 올해 회복세에 든 리츠 주가를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통상 유상증자 발행가는 시세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발행되는 데다, 주식 수가 늘어 주당순이익도 줄기 때문에 향후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8월 유상증자에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신주 발행가액 3760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4585원), 삼성FN리츠(4800원)의 1차 발행가액도 할인율이 반영돼 현재 주가보다 낮다.

하반기 유상증자가 몰린 점도 위험 요인이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는 곳이 생기면 자금이 한쪽으로만 쏠릴 수 있어서다. 실제 한화리츠는 장교동 한화빌딩 매입을 위해 하반기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통해 자산 편입 후 배당 상승효과가 있는 곳은 신한알파리츠 밖에 없다”며 “조달 금리가 비싼 상황에서 리츠 입장에서는 유상증자가 호재일 수 있으나, 투자자는 배당이 빠질 가능성이 큰 위험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리츠 업계에서는 지난해 SK리츠의 대규모 유상증자 논란으로 유상증자 건에 유독 부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SK리츠는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매입과 동시에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고, 결국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600억 원 가까이 나왔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실물 부동산 자산 가치가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판단되면서 요새 유상증자는 외형 확장이 취지인 것”이라며 “리츠 유상증자가 전 세계적 추세기도 하고, 자금도 잘 모이는 편이라 향후 주가 반등도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유상증자 등 투자 우려를 줄이기 위해 등판하는 리츠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코람코자산운용이 6월 보낸 상장 리츠 주주서신에 대한 회신을 공개하며 유상증자 후의 계획을 밝혔다. 이지스레지던스 측은 “이번 유상증자 이후에는 담보부 차입금 전액을 상환해 타인자본 조달구조를 100% 무담보 차입으로 변경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담보부 차입 여력을 확보해 신규 자산을 적시에 편입할 수 있는 재무여건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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