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미 교보생명 상무 "꾸준한 자기계발 통해 자신만의 길 개척해야" [금융 유리천장 뚫은 여성리더⑫]

입력 2024-08-26 05:00 수정 2024-08-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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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8-2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여풍(女風)’, ‘우먼파워(Woman Power)’.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의 활약상을 일컫는 말이다. 전통적으로 남성들만의 분야로 여겨온 여성 금기 분야에 진출한 여성이나 리더십을 지닌 여성 지도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대표적인 업권이 금융업이다. ‘방탄유리’라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최초’ ‘1호’ 타이틀을 단 여성 임원과 부서장 등 여성 인재의 활약으로 견고했던 틀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본지는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가 강한 금융권에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유리천장을 깬 여성 리더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성공 과정과 2030 여성 금융인 후배들에게 전하는 솔직 담백한 조언을 담고자 한다.

보험업계에서 법인영업은 주요 수익원이지만 영업 특성상 성과에 대한 압박이 크고, 고객사와의 관계 구축 및 유지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 육아나 가사 책임이 큰 여성들은 선뜻 도전하기 힘든 분야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문영미 교보생명 상무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유리천장 밖에 둥지를 틀었다. 퇴직연금 상품 판매 부문에서 업계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시장을 선도하는 교보생명에서 여성 법인사업본부 임원의 등장은 새로운 롤모델의 탄생과 같았다.

문 상무는 1995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 법인본부 지원파트장, 2019년 퇴직연금기획총괄, 법인고객지원센터장을 역임하며 법인영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2022년 법인2본부장을 맡으며 여성 임원자리에 당당히 올라섰다.


"영업은 여성 파워 두드러지지만, 본사는 부족"

문 상무는 여성 인재가 보험업계 영업 현장에서는 강세를 보이지만, 본사에서 임원으로 성장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사 내 여성 부장이나 팀장 풀(pool)이 적기 때문에 임원으로 발탁되기까지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보험업 내에서 여성들이 영업 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 달리 조직 관리 능력이나 성과 관리에 대한 교육 기회가 부족해 여성들이 본사에서 더 높은 직위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과장 승진 이후부터는 조직관리, 성과관리 및 커뮤니케이션 등 관련 교육이 더 많이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문 상무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고 피드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여성들이 이러한 부분에서 꾸준히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보의 직무 중심 인사제도·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기회"

문 상무는 자신이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교보생명의 직무 중심 인사제도를 꼽았다. 교보생명은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상위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10년 이상 운영해왔다. 이는 성별에 관계없이 역량을 갖춘 인재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다.

문 상무는 "교보생명이 여성 인재양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이러한 제도의 혜택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전사적으로 차·부장급 여성 인력 일부를 선발해 '넥스트리더십과정'을 운영해 체계적으로 양성을 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은 입과자를 선발해 3년간 체계적으로 교육해 양성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문 상무도 사내에서 여성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녀는 멘토링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로도 참여해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후배들이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동기부여하고 있는데 특히 △신속 정확한 의사결정 △원칙과 유연함의 조화 △후임 양성의 중요성을 익힐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며 "잘 따라 성장하고 있는 후배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흐뭇하다"고 전했다.

그는 사업본부 여성 후배들이 WIN(Women in INovation) 컨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외부네트워킹과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컨퍼런스는 기업 여성 임원들로 구성된 WIN이 주관하는 차세대 여성리더 육성 컨퍼런스로, 여성 리더의 강의와 대규모 그룹 멘토링 등이 진행된다.

후배 여성들에게는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때로는 상황이 힘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믿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상무는 앞으로도 후배들을 위한 멘토링과 코칭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교보생명은 저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준 회사"라며 "이제는 제가 후배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영미 교보생명 상무가 20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문영미 교보생명 상무가 20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일과 가정 모두 지키는 방법은 체력과 집중"

문 상무는 여성으로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꼽았다. 그는 "아이가 어렸을 때는 엄마로서의 역할이 많이 필요했고, 그 시기에 일을 병행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 대리로 승진하는 데만 10년이나 걸려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면서도 가족의 지지를 바탕으로 일과 가정을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아들이 기숙사형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어머니 꿈을 위해서 잘 하는 거 하세요'라는 아들의 응원에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이후 임원이 되자 '꿈 이루셨네요'라는 아들의 말에 감격했다"고 했다.

문 상무는 후배들에게도 일과 가정을 모두 포기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그는 "전략적으로 아이가 어릴 때는 중심을 육아로 가져가고 아이가 조금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는 회사 일에 무게를 뒀다"며 "이런 방안을 공유하면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후배에게 조언해주면서 직원과 엄마 사이의 균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체력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연초마다 헬스, 마라톤, 수영, 필라테스 등 주제를 정해서 운동을 하고 있다"며 "본인에게 맞는 취미나 운동을 위한 시간을 꼭 확보해 오래 건강히 근무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문영미 교보생명 상무가 20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문영미 교보생명 상무가 20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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