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살인' 의대생에 딸 잃은 父, "가스라이팅으로 혼인신고…사회 돌아오면 안 돼"

입력 2024-08-2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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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의 재판에 피해자 아버지가 출석해 엄벌을 촉구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아버지 A씨는 “최씨는 이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와선 안 되는 중범죄자”라며 엄벌을 호소했다.

A씨는 “피고인은 의대 졸업 후 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돈이 필요했고 제 도움으로 건물을 마련하려고 했다”라며 “(딸이) 유학을 가려 하니 혼인으로 구속해 두고 유학 중간에 일시 귀국하며 출산하고 다시 유학 가는 시나리오를 딸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세뇌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스라이팅으로 혼인신고를 했다. 이후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혼인신고 사실을 말한 딸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라며 “딸이 숨진 이후 108일이 넘도록 고통이 쌓이고 쌓여 감정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딸을 지키지 못한 부모라는 굴레에 갇혀 가족이 겪는 고통은 막막하고 고통의 끝은 있는지 길고 긴 터널 속에 갇혀 있다”라며 “피고인이 사회에 돌아와서는 절대 안 된다는 사실만은 판사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제 가족은 최씨와 함께 살아갈 수 없기에 그가 사회로 돌아오는 것을 앞장서서 막을 것”이라고 눈물을 쏟았다.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나선 최씨의 어머니는 “당사자끼리는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혼인신고를 했을 수 있다)”라며 “피해자 아버지가 혼인무효소송 소장을 학교로 보낸다고 하는 등의 말이 위압적으로 느껴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유가족께 너무 죄송하고 잘못했다. 아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라고 고개 숙였다.

한편 최씨는 지난 5월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양가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혼인신고를 했고 이를 뒤늦게 안 피해자의 부모는 두 사람에게 혼인 무효 소송을 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최씨는 결별 문제 등으로 갈등이 깊어지자,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서 진행한 심리분석 결과, 최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PCL-R)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폭력범죄 재범위험성(KORAS-G)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최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10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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