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동 2조 펀드로 IB 영업 승부수
“올해 안에 트랙레코드 등 성과 낼 것”
추가 M&A·유증 등 자본확충 열어놔
WM본부 채비…내년 슈퍼앱·MTS 연결
“우리금융그룹 위상에 걸맞은 기업금융(IB) 사업역량을 구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남 대표는 “IB 영업은 본래 신용과 인력, 자금 세 가지의 비즈니스인데 우투증권은 우리금융그룹이라는 신용과, 2조 원 펀드 등 자금은 준비됐다고 시장에 알린 것”이라며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타사 출신 IB 인력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투증권은 1일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면서다. 이로써 우리금융그룹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한 지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게됐다.
IB 시장은 쟁쟁한 플레이어들의 트랙레코드 선점 경쟁인 만큼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남 대표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금융 고객·노하우·조직을 바탕으로 증권사의 업무를 결합해 서로 ‘윈윈’하겠다는 전략이다.
든든한 ‘형님’, 은행과 조성하고 있는 2조 원 규모 펀드는 후발주자의 승부수다. 남 대표는 “펀드는 우량 사모펀드(PE) 시딩투자, 인수금융, 실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인수 등 다각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현재는 펀드 초기 계획 단계이지만 올해 5000억 원에서 많게는 7000억 원까지 집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연말부터 채권 인수단에 참여한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이다. 이미 캐피털 마켓 본부 산하에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영업을 위한 조직 및 인력을 갖췄다.
그는 “기존 종금업을 통해 축적한 기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DCM, ECM, 인수·합병(M&A) 순으로 상품 커버리지를 순차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우리은행, PE, 벤처파트너스 등 계열사에서 자금조달 니즈가 있는 중소형사의 딜부터 공략해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투증권은 앞서 10년 후 자기자본 5조 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되겠다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몸집을 불리려면 자기자본 확충은 필수다. 지금은 자기자본 기준 업계 18위(1조1500억 원)의 중소형 증권사다. 이를 위한 2차 증권사 M&A, 유상증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수익 축적을 위해 자기자본 직접투자(PI)도 나선다. 그는 ”올해 하반기까지 기존의 채권 기반 고유자산 운용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일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운용 전략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비상장 주식을 포함해 운용자산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하고 운용 규모 및 수익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범 초기에는 공격적인 수익 목표를 잡지 않겠다는 기조다. 그는 ”부동산 PF 대출 사후관리, 디지털 차별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계획 등 지속 성장을 위한 조직 안정화, 증권업 인프라 조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했다.
증권사의 꽃인 주식거래매매는 관련 본인가를 받고 이르면 연말부터 가능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의 슈퍼 앱 ‘New WON(뉴원)’과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연결해 서비스를 개시하는 작업은 내년 상반기가 목표다.
남 대표는 올여름을 누구보다 뜨겁게 보낸 인물 중 한 명이다. 1일 우리투자증권의 공식 출범까지 증권업 인가 준비, 조직 구성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출범 이후에도 조직 프로세스 통합, 관리체계 안정화에 여념이 없다. 여름휴가도 사실상 반납한 상태.
최근 신설된 자산관리(WM)본부도 남 대표가 신경 쓰고 있는 조직 중 하나다. 최근 가양미 본부장(상무)를 영입하고 고액자산가(PB) 영업 채비에 한창이다. 남 대표는 ”초고액자산가 및 법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PB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발행어음 기반을 활용하고, 국내외 주식 및 관련 신용공여(주식담보대출) 서비스, 맞춤형 특화상품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포스증권·우리종합금융·외부인력 등 다양한 문화가 혼합된 만큼 남 대표는 유기적 통합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금융사의 신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내부통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우투증권은 정체된 조직이 아니라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회사”라며 “다양한 배경의 인력들이 모이더라도 ‘멜팅 팟(용광로)’처럼 융합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