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 상황 좋지 않아…귀순 더 이어질 것"

입력 2024-08-23 11:31 수정 2024-08-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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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현장 방문. (연합뉴스)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홍수 피해 현장 방문. (연합뉴스)

최근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선수가 사상검열을 당했다는 보도뿐 아니라 8일 북한 주민 귀순에 이어 10일 북한군 1명이 귀순하는 등 북한 내 문제가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2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북한 상황이 좋지 않고, 귀순하는 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일 북한군 1명이 강원도 고성 지역 군사분계선을 넘어 걸어서 귀순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 측으로 따지면 22사단 쪽인데 굉장히 광범위하고 넓은 지역이라 철저한 감시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초부터 북한이 수천 명의 병력을 동원해서 비무장지대 전역에 수만 개 지뢰를 추가 매설하고 불모지화 작업이라는 것을 계속했다. 내부에서 사고도 나고 사상자도 나오는 등 피로도가 굉장히 높았을 것"이라며 "북한군이 해이해질 만한 이유는 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수는 "현재 북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그 이유로 최근 북한 신의주 지역 홍수를 들었다. 그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규모가 큰 피해도 많이 나는 등 내부 사정이 좋지 않아 비판이나 문제 제기, 쉽게 말해 전선 확대를 할 여력이 없다고 본다. 내부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재개가 귀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박 교수는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귀순은 즉흥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북 확성기는 재개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이미 준비하는 상태에서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체제 비난보다는 날씨, K팝 등 우리 일상생활을 이야기해 조금씩 (북한 주민들의) 생각에 스며들게 하는 형태"라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최소한 3개월에서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이후 귀순하는 군인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관측했다.

또 박 교수는 "대북 확성기가 아무 의미 없다면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2020년 6월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김여정 노동장 부부장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것 중의 하나가 우리가 보내는 대북 전단이었고, 2015년에는 대북 확성기를 문제 삼아 조준사격까지 했다"며 "한국에서 보내는 정보 등이 북한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지는 거다"고 했다.

22일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 계층의 탈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시점에는 54명, 김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부터 올해 6월까지는 13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정권보다 2.5배 늘어난 수치로, 박 교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교육'을 꼽았다. 그는 "북한 엘리트 계층이 한국 문제집을 구해간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교육열이 매우 강한데 공부해도 북한에서는 미래가 없고, (고위급 계층의) 자식들이 앞으로 더 이상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체제 붕괴의 위험이 있음을 시사했다.

박 교수는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측근들 얘기를 듣지 않고, 본인이 결정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숙청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며 "엘리트층은 본인들의 지위에 안정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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