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돈을 안 갚아서 고소하겠다고 했습니다…이게 공갈이 되나요?

입력 2024-08-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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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친구한테 돈을 빌려준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홧김에 ‘돈을 갚지 않으면 고소해 구속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되레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어 정말 난처합니다. 제 말이 공갈이 될 수 있나요?

공갈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사연자가 합법적으로 돈을 받을 방법은 무엇인지 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봤습니다.

Q. 공갈죄가 무엇인가요?

A. 공갈죄는 폭행·협박으로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켜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공갈죄를 저질렀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형법 제350조) 만약 2명 이상이 공갈을 했다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됩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Q. 공갈죄에서 말하는 협박이 정확히 뭔가요?

A. 대법원은 “공갈죄의 수단으로서 협박은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 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않는다”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114 판결 등 참조)

쉽게 말해, 어떤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위협해 상대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Q. ‘돈을 안 갚으면 고소하겠다’고 한 말이 공갈에 해당될까요?

A. 대법원은 “권리자라 하더라도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어 상대방을 겁먹게 해 재물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406 판결 등 참조)

사실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획일적으로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개별 사실관계를 기초로 각각 판단해야만 하는 개념이죠.

가령 ‘돈을 갚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해 사회적으로 매장해 버리겠다’, ‘조직폭력배를 데려와 위해를 가하겠다’는 등의 위협적인 말을 했다면 이는 당연히 공갈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발언의 구체적인 경위와 내용을 종합해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나, 단순히 ‘돈을 안 갚으면 고소하겠다’라는 말 자체는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연자에게는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그 말이 법적 절차를 통해 권리구제를 받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1984. 6. 26. 선고 84도648 판결 등 참조)

다만 민사상 지급명령이나 소 제기 등의 합법적 방법도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이러한 정식적인 절차를 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김세화 법무법인(유한) 동인 변호사

김세화 변호사는 제5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부터 법무법인(유한) 동인의 변호사(송무전략컨설팅팀)로 활동 중입니다. 주로 민·형사 소송과 수사단계 대응, 그리고 노동 및 회생·파산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중대재해처벌법 해설 및 사례’(공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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