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발병 3년…WHO 백신 승인 지연에 아프리카 고통

입력 2024-08-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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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안노르딕의 엠폭스 백신 (연합뉴스)
▲바바리안노르딕의 엠폭스 백신 (연합뉴스)

엠폭스(MPOXㆍ옛 명칭 원숭이두창)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재확산하고 있지만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 규제 절차로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엠폭스가 발병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백신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거나 긴급 승인 절차를 도입하지 않은 WHO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는 2022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엠폭스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WHO는 당시 엠폭스 2형(clade 2)이 국제적으로 확산하자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PHEIC는 지난해 5월 해제됐지만, 같은 해 9월부터 민주콩고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종인 1b형(clade 1b)의 엠폭스가 번졌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총 1만8천737건의 엠폭스 1b형 확진·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아프리카 CDC는 지난 13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WHO는 14일 엠폭스에 대한 PHEIC를 해제 1년 3개월 만에 다시 선언했다.

다만, WHO가 아직 엠폭스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아프리카에 백신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진국에서는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같은 기관이 백신 승인을 결정하지만, 의약품 승인 기관이 없거나 규제 역량이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WHO의 긴급 승인 절차에 따라 백신을 도입한다.

엠폭스 백신인 '진네오스'를 생산하는 덴마크 제약회사 바바리안노르딕의 폴 채플린 최고경영자(CEO)는 자사가 당장 판매할 수 있는 백신 35만 개를 보유하고 있고 내년 말까지 1000만개 를 더 생산할 수 있지만 주문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WHO는 관련 규정을 지켜야 하며 진네오스의 승인을 위한 전반적인 검토 자료가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백신 긴급 승인 절차는 PHEIC이 선포된 이후에만 가능한데, 이제 막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채플린 CEO는 자사가 2022년 8월 WHO와 처음 진네오스 관련 논의를 했고 지난해 5월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반론했다.

바바리안노르딕이 WHO에 제출한 서류에는 미국에서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한 120만 명 이상이 엠폭스에 대해 높은 예방률을 보였다는 연구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다만, WHO가 지난주 들어서야 이 내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WHO는 백신 긴급 승인 절차인 긴급사용목록(EUL)을 도입하기로 하고 각국의 제약사에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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