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고객도 등 돌릴 수 있다”…무리한 구독모델에 우려 [구독경제의 역습]

입력 2024-08-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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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요금 인상, 소비자 만족도 하락으로
사소한 기능에도 구독 무리수…역풍 맞을 수도
“무리한 구독모델에 수익률 낮은 기업도 있어”
“소비자가 납득할 수준의 사업 고민해야”

▲구독으로 이용가능한 LG 프리미엄 가전 주요 제품 (자료제공=LG전자)
▲구독으로 이용가능한 LG 프리미엄 가전 주요 제품 (자료제공=LG전자)

구독서비스는 산업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떠오르는 사업 모델이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선 구독료 상승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수익률에만 집중하기보단 소비자가 납득할 수준의 구독 모델을 제시해 신뢰도를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쿠팡에 쏠려 있다. 쿠팡이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하며 회원 이탈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쿠팡에는 로켓배송 등으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 비중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기회를 틈타 고객을 유치하려는 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유료 구독 서비스의 요금을 연이어 올리며 고객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동통신 전문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최근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OTT 서비스 가운데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소비자 종합만족률은 각각 57%, 5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각각 4%포인트(p), 12%P 감소한 것이다. 원인은 요금 인상 등이 꼽힌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구독료를 42.6% 인상했고,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제한했다.

“고작 1만~2만 원, 할 만한데?”…가랑비에 옷 젖는 구독의 함정

‘월 1만9900원’처럼 저렴해 보이는 가전 구독도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심우중 산업연구원(KIET) 전문연구원은 “구독이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좋은 점도 있다”며 “그러나 소비자가 이러한 가전 구독 서비스를 경계하지 않으면 OTT를 여러 개 이용하며 부담을 느끼는 것 이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가전제품 구독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 구매했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심 연구원은 “향후 구독 사업에서 (제품 자체보다는) 관리 서비스 부분이 주요 경쟁력이 될 텐데, 지금은 구독 비용이 기기를 빌리는 것에 대한 대가인지 서비스에 대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기업도 구독 서비스의 높은 질과 차별화를 이야기하려면 서비스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독경제 규모와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작용도 따를 수밖에 없다. 기존에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구독’이라는 이름으로 돌연 유료화하거나, 사소한 기능도 구독 대상으로 분류하며 소비자들의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BMW 뉴 530e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BMW코리아)
▲사진은 BMW 뉴 530e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BMW코리아)

차량 구매 시 추가되는 기능들이 어느새 ‘유료 구독’ 서비스로 추가되며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BMW는 수년 전 열선 시트와 열선 핸들 등 기능을 구독서비스로 출시하겠다고 공지했으나, 거센 반발에 철회했다.

조혜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독경제 경쟁이 최근 치열해지며 기업들이 시장을 나눠먹는 형태가 됐고 일부 기업들은 높은 수익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고객 이탈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 등을 통해 소비자를 붙잡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구독료를 어느 정도로 책정해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고민하고 적절히 판단해야 한다”며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라고 할지라도 지금처럼 구독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이탈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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