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사이에 올림픽 금메달과 메이저 골프 대회 우승을 연달아 이룬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진다"고 감격했다.
리디아 고는 2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치러진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공동 2위 인뤄닝(중국), 넬리 코다, 릴리아 부(이상 미국), 신지애(36)를 제치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6년 ANA 인스피레이션' 이후 8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는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3승, LPGA 투어 21승째를 달성했다.
이미 11일 '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부에서 금메달을 딴 리디아 고는 약 3주 만에 메이저 우승까지 이루는 대업을 달성했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따내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3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또한 올림픽 우승으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 포인트를 모두 채우며 최연소(27세 3개월) 입성자가 됐다.
리디아 고는 "정말 최근 몇 주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친 것 같다"며 "특히 이번 대회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대회라 더욱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가 16살이던 2013년에 여기서 처음 경기했다"며 "저는 그때에 비해 나이가 더 들었지만 조금 더 현명해졌기를 바라고, 가족들과 함께 역사적인 장소에서 우승해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진다"고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3주 사이에 일어난 일을 표현할 단어를 찾기 어렵다"며 "올림픽 전에 누군가로부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은 그게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최종 목적지로 가는 길에 있는 주유소와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실 그 말을 듣고,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뒤 골프를 바로 그만두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제 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2012년 15살의 나이로 LPGA 투어 우승을 달성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리디아 고는 10대 시절에만 통산 14승을 기록해 '천재 소녀'로 불렸다. 어린 시절부터 상금을 쌓아 올렸고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인비(36)를 제치고 통산 상금 부문 역대 4위(1921만2009달러·약 255억 원)에 올랐다. 리디아 고가 은퇴 없이 투어 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후 1위(안니카 소렌스탐·2258만3693달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