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화냐 사업 축소냐…블록체인 '선택과 집중'에 엇갈린 시선

입력 2024-09-10 05:00 수정 2024-09-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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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 성과 없이 오히려 적자 지속
서비스ㆍ인력 대대적 정리작업 돌입
디파이 '클레바' 무기한 중단도 전망
코인결제 '위믹스페이' 전면에
박 회장, 게임 통한 선순환 강조

위메이드 창립자인 박관호 회장은 올 4월 장현국 전 대표가 부회장으로 물러나면서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다. 장 전 대표가 약 4년 간 블록체인 사업에 집중했음에도 매출이나 주가 부양 등 실적과 관련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적자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사업 확장을 위해 늘어난 인력과 비용을 위메이드의 적자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위메이드 역시 매번 실적 발표에서 영업손실 발생 이유 중 하나로 “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 증가”를 언급해 왔다.

위메이드는 2022년 연간 최대 매출 달성에도 800억 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적자폭이 더 늘어 1100억 대 적자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생한 매출은 각각 68억 원, 89억 원에 그치며 사실상 ‘돈 먹는 하마’ 역할을 해왔다.

서비스 확장을 위한 외주비용 역시 부담이었다. 위메이드의 최근 3년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외주 용역비용은 2021년 3억5000만 원에서 2022년에는 33억5000만 원, 위믹스3.0 체인 런칭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2023년에는 446억 원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해당 비용은 대부분 위믹스3.0 메인넷 등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용역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회장은 경영 일선 복귀와 함께 칼을 빼 들었다. 블록체인 사업 방향성을 수정하며 서비스 및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에 들어간 것이다. 박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위믹스3.0 메인넷, 위퍼블릭, 위믹스플레이를 제외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위메이드 전현직 임직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취임 직후 사업 재정비를 이유로 블록체인 관련 사업 대부분을 일시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대표적으로 올해 5월에는 가상자산사업자 미신고 논란이 불거진 가상자산 지갑 플레이월렛의 국내 서비스가 종료됐고, 내부에서 개발해 지난해 6월 출시한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서비스 커런시·컨버터가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6월과 7월에는 올해 3월 내놓았던 옴니체인 서비스 ‘우나기’와 관련된 우나월렛, 우나메신저 등의 서비스도 종료했다. 같은 기간 위믹스플레이 플랫폼 내에 온보딩 돼 있던 자사 게임 미르M을 포함해 9개 게임의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지난해 과도하게 늘어난 외주 비용 절약과 서비스 내제화를 위해 외주계약을 종료했다. 이로 인해 클레이튼 체인에서 위믹스 체인으로 완전 이전(마이그레이션)할 예정이었던 디파이 서비스 ‘클레바’ 역시 기약 없이 연기된 상황이다. 위믹스 팀은 3월 26일 "KLEVA on WEMIX3.0 서비스를 3월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해 왔으나, 보다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위해 일정이 조정되었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다시 안내 하겠다"고 밝힌 이후 5개월 넘게 관련 공지를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위믹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특히 디파이 사업에 힘을 빼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위메이드의 디파이 서비스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고, 특별히 전문성이 있는 분야도 아니었다”면서 “(최근 움직임은) 지금까지 확장해 왔던 사업 중 디파이 섹터를 정리하는 수순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최근 생태계 내 블록체인 게임을 필두로 한 수익화에 집중하고 있다. 위메이드 측은 7월 16일 진행한 ‘위믹스데이’에서도 게임 내 위믹스(WEMIX) 코인을 통한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위믹스페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게임을 통한 수익화 모델과 생태계 선순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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