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수출 발목 잡은 미국…소송 이어 체코 당국도 압박

입력 2024-08-27 08:24 수정 2024-08-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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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반독점 당국에 진정서 제출
웨스팅하우스 “한수원이 美기술 사용”
“체코에 ‘원전 기술’ 수출할 권리 없어”
본사 자리한 펜실베이니아 ‘표심’ 자극
美법원에 제소…체코 규제 당국도 압박

(출처 웨스팅하우스에너지)
(출처 웨스팅하우스에너지)

미국 원자력발전 기업이 한국 체코 원전 건설 수주에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해당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앞세워 미국 법원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이번에는 체코 반독점규제 당국에 진정을 넣으며 우리 원전 수출을 압박하고 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이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체코전력공사(CEZ)가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KHNP)을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appeal)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한국 기업은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수원은 내년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APR1000과 APR1400 원자로 설계는 웨스팅하우스가 특허권을 보유한 2세대 시스템80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수원은 APR1000과 APR1400 원자로의 원천 기술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라며 “웨스팅하우스의 허락 없이 그 기술을 제3자가 사용하게 할 권리도 없다”고 주장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를 놓고 한수원을 비롯해 프랑스전력공사(EDF)와 경쟁했으나 탈락했다. 체코 정부는 지난달 17일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본격적인 소송전은 물론 체코 반독점규제 당국에 진정을 넣어 발주처에 대한 압박도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중재와 미국 내 소송을 통해 계속해서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재 결정이 2025년 하반기 전에는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이 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원전 기술이 자사 기술이라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적용받는다고 주장하며 2022년 10월 미국에서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한국에서는 대한상사중재원의 국제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체코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 데에는 한수원을 최대한 압박해 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번 이의 제기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압박에서 시작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이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도록 두면 펜실베이니아의 일자리를 뺏긴다”고 주장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웨스팅하우스의 본사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이곳 일자리 문제를 놓고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웨스팅하우스의 본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지만, 회사는 2017년 경영 악화로 파산한 이후 매각돼 현재 캐나다의 사모펀드인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와 캐나다의 우라늄 기업 카메코가 각각 51%,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는 양국 원전 기업 간 분쟁의 원만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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