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5대 은행장…연임이냐 교체냐 '촉각'

입력 2024-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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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9-0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대 은행장 임기 올해 만료
실적은 역대 최고치 썼지만 횡령·부당대출 등 잇단 사고 악재
‘지배구조 모범관행’ 연임에 최대 변수

올해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은행권에 인사 태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을 시작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연말 만료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은행장 공개모집 공고문’을 내고 지원자 모집을 시작했다. 서류접수 기간은 이달 5일까지다. 12일 면접 대상자를 통보하고, 이달 23일에 면접을 거쳐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최종 행장 후보로 선정되려면 행추위 위원 5명 중 3분의 2 이상인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강 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17일까지다.

수협은행 출범 이후 첫 연임 행장 탄생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첫 여성 행장인 강 행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전순이익 1857억 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3300억 원)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 성과가 아쉽다는 점,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의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연임 변수로 꼽힌다.

5대 은행장의 임기는 일제히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 지난해 연임(1년)에 성공한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첫 임기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해 임기(2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각각 지난해 2월과 지난해 7월 전임 행장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았다.

이들 행장의 경영 성적표는 A+ 수준이다.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5대 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2505억 원으로 전년 동기(8조969억 원)보다 1.9% 증가했다. 고금리에도 가계·기업 대출 수요가 늘면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게 호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잇따른 횡령·부당대출·배임 등 대규모 금융사고로 실적보다는 리스크관리·내부통제 역량이 은행장의 연임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은행권이 실적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만큼 안정과 쇄신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는 등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에 고삐를 쥐고 있어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는 일부 은행의 경우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근 행장은 5대 은행장 중 유일하게 3연임에 도전한다. 통상 시중은행장은 기본 2년 임기에 추가로 1년을 더해 3년의 임기가 주어진다. 다만, 직전인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3연임으로 4년간 행장직을 수행한 전례가 있어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은행권에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규모가 가장 컸으나 손실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위기상황에서의 리더십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두 은행장은 리스크관리·내부통제 역량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정상혁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관측이다. 올해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2조535억 원으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 원을 넘겼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최측근으로 자리한 만큼 진옥동-정상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승열 행장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함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연임은 긍정적이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순이익(3조4766억 원)으로 리딩뱅크 지위를 사수하면서 취임 당시 이 행장의 영업력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켰다.

조병규 행장은 연이어 발생한 횡령·부당대출 사고가 최대 리스크다. 조 행장은 올해 상반기 1조6735억 원의 순이익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대규모 금융사고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차주)에게 350억 원대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사실이 적발되면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과 우리금융 경영진을 두고 “더는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25일에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법상 보고를 제때 안 한 것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영진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석용 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실적보다는 농협중앙회-금융 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핵심 변수다. 올해 3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했기 때문에 물갈이를 시도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266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2469억 원)보다 개선됐다. 다만, 올해에만 총 네 차례의 횡령 사고가 적발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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