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파세대 ‘오하이오’는 지역명 아냐…신조어 뜻은

입력 2024-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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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거나 우스꽝스럽다는 표현으로 사용
전문가 “밈 통해 우습고 심각한 시대 조롱”
주민들 “잊혀지는 것보단 나아…함께 즐기자”

▲‘오하이오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오하이오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잔디 깎는 기계가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물방울무늬나 줄무늬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미국 10대들은 “Only in Ohio(오하이오에서만)”라는 말을 내뱉을 것이다. 메릴랜드주 쉐비 체이스에 사는 에반 로드리게스(13세)와 에덴(12) 형제는 ‘오하이오’라는 단어를 ‘이상한’, ‘의미 없는’ 무언가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에덴은 “오하이오는 좀 이상하고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제로 오하이오주를 방문한 적이 없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하이오주나 오하이오주 출신 인사들은 전국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반스, 프로 미식축구 선수 트래비스 켈시 형제와 제이슨 형제, 위대한 프로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 가수 트레이시 채프먼도 오하이오주 출신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오하이오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그들 때문이 아니다.

‘Only in Ohio(오하이오주에서만)’, ‘You‘re so Ohio(넌 너무 오하이오잖아)’,‘skibidi Ohio rizz(스키비디 오하이오 리즈)’ 등 오하이오가 포함된 표현들은 최근 2년 새 2012년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 아이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들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놀리기 위해 ‘오하이오’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중에서도 ‘스키비디 오하이오 리즈’라는 표현을 뜯어보면 리즈는 매력이나 카리스마를, 오하이오는 그 반대를 뜻한다. 스키비디는 유튜브 등 인기 있는 동영상에서 유래한 단어로 특별한 의미가 없으며 문맥에 따라 좋다는 뜻도 되고 나쁘다는 뜻도 된다. 세 단어를 합친 ‘스키비디 오하이오 리즈’는 강한 카리스마가 없거나 이상한 인상을 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됐다.

지난해 구글에서 검색된 밈(유행어) 중 오하이오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검색 횟수를 기록했다. 6월에는 ‘스키비디 오하이오 리즈’의 구글 검색 횟수가 미국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스프라우트 소셜에 따르면 지난달 ‘Only in Ohio(오하이오주에서만)’, ‘You‘re so Ohio(넌 너무 오하이오잖아)’,‘skibidi ohio rizz(스키비디 오하이오 리즈)’의 소셜미디어 멘션 수는 전월 대비 3배 이상인 5만8021건으로 집계됐다.

▲어린 학생들이 골판지 마스크에 얼굴을 숨기고 앉아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어린 학생들이 골판지 마스크에 얼굴을 숨기고 앉아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언어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표현들이 지난 몇 년간의 사건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물가가 뛰며,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이 ‘오하이오’ 같은 밈을 사용해 우리가 지금 사는 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심각한 시대를 조롱한다는 것이다.

유행하는 농담을 모아놓은 웹사이트 ‘노우유얼밈(KnowYourMeme)’의 편집자 오웬 케리에 따르면 오하이오 밈의 기원은 다양하다. 2010년 래퍼 릴 비가 오하이오주에 대한 애착을 표현한 ‘Swag Like Ohio(스웨그 라이크 오하이오)’를 발표하며 오하이오주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후 2016년 ‘Ohio will be eliminated(오하이오가 제거될 것이다)’고 적힌 오하이오주 버스정류장 사진이 한 블로그에 올라오면서 ‘세상에 저항하는 오하이오’ 밈이 탄생했다. 이는 미국 전체가 오하이오주라고 믿는 우주비행사의 이미지 확산으로 이어졌고, 오하이오주는 우스꽝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오하이오주 주민들은 이러한 유행을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오하이오주 애크런에 거주하는 델라니 헨더숏(27)은 “우리는 오하이오주의 가치를 알고 있다”며 “화제가 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잊힌 주들도 있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줄곧 이곳에서 사는 캐시 윌(31)도 “오하이오 밈이 재밌다고 생각한다”며 “오하이오 주민들 대다수도 이를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함께 즐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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