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비만의 시작

입력 2024-08-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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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체(culture lag)란 물질문화(주로 과학기술)의 발달을 비물질문화(생활방식, 사회제도, 정신문화)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배웠음에도 인종차별, 남녀차별을 한다든지, 집안의 뼈대를 들추며 양반 상놈을 구별하는 것이 대표적인 문화지체현상이다. 급격한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디지털소외계층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몸도 그렇다. 현생인류(homo sapiens)는 20만 년 전에 나타나 동물과 별 차이가 없는 생활을 하다가 불과 1만 년 전인 신석기시대에 와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18세기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농업생산성이 급증함에 따라 기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결국 인류가 살아온 99.99% 기간 동안 늘 배가 고픈 상태였다는 의미이고, 우리 몸의 물질대사 작용도 거기에 맞춰져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은 한 번 들어온 영양분을 절대 버리지 않고 쓰고 남으면 저장해 두는 쪽으로 진화해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음식문화는 어떤가? 일부 비타민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양분들이 넘쳐나고 있다. 탄수화물 지방이, 설탕 소금이 넘쳐난다. 소금이 얼마나 귀했으면 금이라 했나? 고대 로마에서는 성인 발 크기의 소금 한 덩어리로 하인 한 명을 살 수 있었고, 병사(soldier) 봉급생할자(salaryman)의 어원도 돈처럼 통용됐던 소금에서 유래했다.

컵에 물이 차면 흘러넘치는 것처럼 몸도 남은 영양분을 흘려버리면 좋을 텐데, 그렇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한사코 저장하려고 한다. 우선 간에 저장하고 간이 꽉 차면 내장지방이나 피하지방형태로 저장한다. 비만의 시작이자 대사질환의 출발선이다. 음식문화는 21세기고 대사 작용은 석기시대인 셈이다. 일종의 대사지체(metabolism lag)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비만 등 대사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그럼 어찌해야 하나? 정답은 쉽다. 누구나 알고 있기에 어느 목사님의 말씀으로 대신하겠다. “콜라 사이다는 먹을 때 좋아요? 먹고 나서 좋아요?” “운동은 할 때 좋아요? 하고 나서 좋아요?”

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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