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거나 타협하거나...글로벌 기업들, 행동주의 투자자와 줄다리기

입력 2024-08-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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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스, 공격 예고에 정책 전면 수정
엘리엇, 사우스웨스트항공 경영진 교체 준비
인텔, 경영권 방어 위해 모건스탠리 고용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0일(현지시간) 로우스 매장 간판이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미국)/AF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0일(현지시간) 로우스 매장 간판이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미국)/AFP연합뉴스
하반기에도 글로벌 기업과 행동주의 투자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추가 갈등을 막기 위해 먼저 타협안을 내놓는가 하면 분쟁을 예감하고 대비에 나서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건축자재 대기업 로우스는 행동주의 투자자 로비 스타벅의 압력에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지난주 스타벅이 DEI 정책과 관련해 로우스를 표적 삼겠다고 예고하자 로우스가 선제적으로 정책을 고친 것이다.

DEI 정책은 기회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으로, 소외 계층 대상 채용과 멘토링 프로그램, 직원 대상 선입견 방지 교육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간 기업들의 DEI 정책을 반대해 오던 스타벅이 움직이자 로우스는 꼬리를 내렸다. 스타벅에 따르면 로우스는 기업평등지수 사회신용 시스템 참여를 중단하고 관련 행사 기부도 멈추기로 했다. 또 더는 인종이나 성별에 관한 정책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로우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직원 서한을 통해 지난해부터 DEI 정책을 검토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해 대법원이 인종에 따른 대학 입학 제도를 폐지한 후 우파의 소송이 급증하면서 DEI 프로그램이 붕괴했고, 많은 기업이 법적 위협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엘리엇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는 사우스웨스트항공 경영진 교체를 위해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스타벅스가 최고경영자(CEO)를 랙스먼 내러시먼에서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CEO로 교체하는 데 영향을 미친 이력이 있는 엘리엇은 사우스웨스트항공 경영진 교체를 통해 침체한 업황에서 탈피하려 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주가가 올해 들어 약 1%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달 초 7%대 지분을 보유했던 엘리엇은 최근 지분을 9.7%로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10%가 되면 경영진 교체를 위한 특별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자격을 얻게 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현 경영진을 여러 차례 지지해온 만큼 엘리엇이 지분 10%를 갖게 되면 치열한 경영권 다툼이 예상된다.

지난주 인텔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모건스탠리 등을 자문사로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은 지난해 매출 기준 미국 최대 반도체 제조사라는 타이틀을 잃었다”며 “자문사 고용은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어려움에 부닥친 회사를 되살리려 노력하는 가운데 투자자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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