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를 아시나요…‘내 이름은 김삼순’ 2024 버전 공개 [해시태그]

입력 2024-08-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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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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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시에(파티쉐)’라는 직업을 널리 알렸던 그 언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커리어우먼이라는 걸 알려줬던 언니. 꿈만 꾸어본 그저 ‘어른의 사랑’을 보여줬던 그 언니. 잘생기고 돈 많은 연하남도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쟁취하는 그 언니.

학창시절 강렬한 기억의 그 언니가 돌아왔습니다. 2005년 열광했던 그 이름. 김삼순이 말이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Wavve)가 명작을 다시 선보입니다.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렸던 명작들을 2024년 버전으로 신작화하는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인데요. 이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인거죠. 이렇게 탄생한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4K)’ 8부작 전편이 다음 달 6일 전격 공개됩니다.

(사진제공=웨이브)
(사진제공=웨이브)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 MBC에서 방송된 16부작의 수목드라마인데요. 당시 6~7월의 여름을 김삼순으로 기억하게 했죠. 방영 당시 50%가 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평균 36.9%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삼순이 신드롬’으로 가득 찼습니다.

김삼순 역의 김선아, 현진헌 역의 현빈, 유희진 역의 정려원, 헨리 킴 역의 다니엘 헤니. 주연급 모두가 그야말로 빵 떴는데요. 김선아는 2005년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고요. 현빈은 김삼순 이후로 ‘로코 남주’의 단단한 시작을 알렸죠. 정려원은 ‘남친 첫사랑 역’의 여리여리한 이미지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고요.

백마탄 왕자, 재벌 2세, 안타까운 사연, 완벽한 라이벌, 약간 부족한(?) 여주 등 온갖 K로코의 클리셰를 때려 박았지만 김삼순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첫 시작이기도 했죠. 서로를 재수 없어 하는 남녀 주인공의 ‘혐관(혐오 관계)’, 진심이 아닌 필요로 척하는 ‘계약 연애’, 싸가지가 없지만,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나쁜 남자’, 능력 있는 ‘연하남’ 등 이 설정이 바로 김삼순에게서 시작된 건데요. 이 ‘장치’는 2024년 현재까지도 두루 쓰이고 있죠. K드라마의 매력을 배가시켜주는 장치가 됐고요.

(출처=MBC)
(출처=MBC)

당시 여주인공 김삼순이 화제가 된 이유는 ‘그동안 볼 수 없던 여주’라는 점이었는데요. 작고 가녀리고 예쁜(물론 예쁘지만)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수동적인 여자 주인공을 깨부쉈죠. 미(美적) 공식뿐 아니라 감정을 속에만 담지 않고 뿜어냈고, 자기 자신을 아꼈고, 사랑에 솔직했고, 자신의 직업에 단단한 믿음과 커리어를 담고 있는 다른 의미의 ‘사랑스러운’ 그녀였습니다.

또 김삼순은 정말 화끈한 이미지였는데요. 작중 김삼순이 내뱉는 걸쭉한 단어들과 그간 드라마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성생활에 대한 단어로 화제가 됐는데요. 뉴스에서 수위 논란을 언급할 정도였죠. 19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애교 발언’ 수준이긴 하지만요.

과거 여자 친구와 김삼순을 오가긴 했지만, 덤덤하게 전 여친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도 화제가 된 현빈(현진헌 역)도 그저 왕자님으로 충분했는데요.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말도 안 되는 설정(물론 어머니가 호텔 사장)에도 그가 출근하는 모든 장면만 모아 화제가 되기도 했죠. 전 여친이지만 애정을 받은 정려원(유희진 역)도 색달랐습니다. 병약하지만 감정에 솔직하고 이별도 받아들이는 ‘미워할 수 없는’ 전설의 전 여친이었죠. 정려원을 사랑하는 다니엘 헤니(헨리 킴 역)의 얼굴을 알린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또 결말도 새로웠는데요.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결론인 ‘결혼’이 없었죠. 기승전결 방식이 아닌 열린 결말의 시작이었는데요. 딱 현실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당시 로코물 중 파격적인 엔딩이었습니다. (물론 이후 타 드라마가 ‘열린 결말’이라는 엔딩으로 고구마를 여럿 선사하긴 했지만요.)

(출처=MBC)
(출처=MBC)

김삼순의 직업 ‘파티시에’도 이때부터 유명해졌는데요. 그저 동네 빵집 주인을 넘어 파티시에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직업에 대한 동경이 더해졌죠. 실제로 이 이후로 제과제빵교육과정이 늘어났고, 지원율도 급증했습니다.

2005년 여름 오후 10시는 모두 TV 앞으로 모이는 ‘일시 정지’의 시간이었는데요. 각 가정에서는 오후 10시에 맞춰 TV 앞으로 온 가족이 몰려들었고, 미처 퇴근하지 못한 직장인들은 지하철 TV 앞에 멈춰섰죠. 야자(야간자율학습) 중인 수험생들도 단 10~20분의 쉬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오로지 삼순이를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처럼 로코의 시발점이자 레전드인 이 작품을 김윤철 감독이 직접 현재의 버전으로 재탄생시켰는데요. 제작진은 그 시절의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접하게 될 ‘MZ 뉴비’ 시청자들에게도 다가가기 위해, 화질과 음질 개선, 자막 제공 등 OTT 시리즈물 형태로 업그레이드해 최신작처럼 시청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스트리밍 플랫폼의 ‘서사 몰아보기’ 등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트렌드에도 부응했는데요. 기존 16부작 버전의 드라마를 60분 분량의 8부작으로 재구성하면서 오로지 ‘김삼순’에만 집중한 거죠. 삼순이의 일과 사랑에 포커스가 맞춰졌습니다. 제작진은 ‘다음 회차 보기’를 터치하게 하는 ‘훅’이 강화된 엔딩 역시 2024년 버전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맛’이라고 귀띔했죠.

또 2005년의 삼순이는 30세의 나이에 ‘노처녀’라는 딱지가 붙었지만, 현재는 너무 다른데요. 내용을 바꿀 순 없지만, 제작진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제작진은 약간의 수정도 진행했습니다.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4K)’은 방송을 앞두고 다음 달 5일 기자간담회도 진행하는데요. 해당 행사에는 배우 김선아, 정려원, 김윤철 감독이 참석합니다. 그 시절 언니와 오빠가 들려줄 소감에도 관심이 쏠리죠.

‘뉴클래식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인데요. 다음 라인업으로 ‘궁(4K)’, ‘풀하우스(4K)’ ‘커피프린스 1호점(4K)’가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당시 멋졌던 그 언니와 그 오빠는 여전히 그 모습이겠죠? 어른이 되어 만나는 김삼순의 사랑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설렘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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