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의 예술과 도시] 16. 30주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니콜라 부리오

입력 2024-08-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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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아트 대표이사·백남준포럼 대표

예술은 사회변화 촉진하는 도구
지역성 살리고 세계성 아울러야

4년전 예술감독 임명·해임 전력
30주년 특별전서 재선임돼 주목
국제행사 ‘소통중요성’ 이슈던져

다가오는 9월에는 다채로운 미술행사가 전국에서 풍성하게 열린다. 서울에서는 국제적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 개최는 물론 미술관, 갤러리, 비엔날레 등 전국단위에서 다양한 전시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광주 비엔날레가 9월 7일 오픈한다.

광주 비엔날레는 한국의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되는 국제적인 현대미술 행사이다. 광주 비엔날레는 1995년 처음 시작되어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2년마다 열린다. 이번 2024년 비엔날레는 15번째 열리는 행사로, 재단 30주년 특별기념전으로 ‘판소리, 모두의 울림(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이란 타이틀로 국제적인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광주 비엔날레 공식포스터 사진출처 광주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
▲광주 비엔날레 공식포스터 사진출처 광주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
9월7일 개막…인권 등 주제 탐구

이번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 부리오는 프랑스의 저명한 미술 비평가이자 큐레이터로 현대 미술이론과 전시기획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의 이론과 전시는 전 세계 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는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이론가로서, ‘관계미학(Relational Aesthetics)’이라는 개념을 주창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개념은 예술 작품이 단순히 물질적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티와의 상호작용을 중시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는 같은 시대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예술적 관점에서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는 특히 기후위기, 인권, 기술 발전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들을 탐구한다. 그는 이러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 다양한 매체와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예술가들을 초대하여 전시를 구성했다고 언급했다.

부리오의 큐레이팅 철학은 주로 예술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예술이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는 도구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믿는다.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이러한 철학이 반영되어, 그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아우르는 전시를 기획단계에서 가장 크게 고심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광주라는 지역적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국제적인 예술 담론과 연결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광주 비엔날레와도 연관돼 주목을 받은 부리오는 사실 이번이 처음 임명된 감독직이 아니다. 2019년 1월에 제13회 광주 비엔날레(2020년)의 예술 감독으로 임명되었던 적이 있는 경력자 감독이다. 그때 광주 비엔날레 측은 해외 감독 선임을 통해서 국제적인 시각에서 현대 미술 담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광주 비엔날레를 더욱 발전시킬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해 7월에 광주 비엔날레 재단 이사회는 니콜라 부리오를 예술감독직에서 해임한다고 발표해서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과 논란이 일었다.

그 당시 언론에 공표한 재단의 공식적 해임 사유로는 ‘운영방침에 대한 신뢰 상실’이 언급되었지만 구체적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었다. 부리오는 해임된 후에 개인적 성명을 통해 자신이 해임된 과정이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기도 했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8일 광주신세계백화점에서 광주비엔날레 홍보관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 이동훈 광주신세계백화점 대표. 광주/연합뉴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8일 광주신세계백화점에서 광주비엔날레 홍보관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 이동훈 광주신세계백화점 대표. 광주/연합뉴스
국제 시각서 미술담론 방향제시

몇 가지 논점 중에서도, 특히 부리오의 전시 기획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과 준비 과정의 문제점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특히 문화적 차이와 업무 진행 방식에서의 의견 차이가 해임의 배경이 되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었다. 재단 이사회와 부리오의 의사소통이 사실상 원활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전시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부리오가 추구한 예술적 비전이나 전시 기획 방향이 재단 측의 기대와 상충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는 전시의 주제나 참여 작가 선정, 또는 예산 집행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감독을 선임했어도 재단 측과 의견충돌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는 조직 내 정치적 요인이나 내부 갈등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이 또한 부리오의 해임을 초래했을 가능성으로 손꼽기도 했었다.

국제적인 행사에서 감독 임명과 해임이 반년 사이에 이뤄진 이례적인 경우라 이 사건은 국내외 예술계에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감독 선임과 해임의 절차와 결정과정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 미술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는데, 많은 예술가와 큐레이터들이 그의 해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었다. 일각에서는 비엔날레의 독립성과 예술적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적 큐레이터와의 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 어린 목소리도 나왔다.

‘예술적 자유’ 논란 낳는 계기돼

부리오의 해임 이후 광주 비엔날레 재단은 2020년 디플로마틱 커뮤니티(Diplomatique communaute)를 구성하여 전시를 기획했다. 이 체제는 다수의 국내외 큐레이터와 예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업 체제로, 공동 노력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식인데 다양한 시각과 접근 방식을 통합하여 보다 풍부하고 다층적인 전시를 선보이는 데 기여했다. 그렇게 제13회 광주 비엔날레는 진행되었고 다양한 국제적 예술가들의 참여와 혁신적 전시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당연히 전시 주제와 내용도 초기 부리오의 기획 방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셉트와 구조로 재구성되었다.

니콜라 부리오의 해임 사건은 국제 예술 행사에서의 소통과 협업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문화적 차이와 업무 방식의 조율, 그리고 명확한 의사 소통이 대규모 국제 전시의 성공적인 진행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이 사건은 비엔날레의 운영 방식과 예술감독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며, 한국과 국제 미술계에 중요한 이슈로 남아있다.

니콜라 부리오의 해임·재선임 사건은 광주 비엔날레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며, 향후 비엔날레의 방향성과 운영 방침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상아트 대표이사·백남준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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