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니콜라이도 체포영장 발부
아들 학대 의혹도 받고 있어
프랑스에서 체포된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파리 검찰에 정식 기소됐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성명을 내고 “텔레그램이 당국의 사법적 요구에 거의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면서 “예비 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24일 체포돼 4일 가까이 경찰에 구금됐던 두로프는 500만 유로(약 74억 원) 보석금과 출국 금지, 주 2회 경찰 출두 등의 조건으로 석방됐다.
러시아 태생으로 프랑스 시민권자인 두로프는 아동 음란물 소지·배포, 마약 밀매, 조직범죄 등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텔레그램 내 불법 행위를 묵인·방치한 것은 물론 프랑스 수사당국의 정보 제공 요청에도 응하지 않아 사실상 범죄를 공모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프랑스는 두로프 건과 같은 다중 형사범죄에 대해 검사가 예비 기소를 통해 수사에 착수하지만, 이후 광범위한 권한을 지닌 특별 판사가 사건을 관장한다. 판사가 심각한 위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하면 본기소로 들어간다.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를 취하할 수도 있지만, 판단을 내리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조기 종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내다봤다.
앞서 두로프는 24일 저녁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에 전용기를 타고 내렸다가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CNN은 두로프가 최대 96시간 구금됐는데 이는 프랑스 법에 따라 기소되기 전 구금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이라고 전했다.
불법 온라인 거래에 대한 공모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50만 유로(약 7억42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프랑스 사법부가 텔레그램을 공동 창업한 형 니콜라이 두로프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다.
두로프는 자기 아들에 대한 학대 의혹도 받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로프는 2017년에 태어난 아들에 대한 ‘심각한 폭력 행위’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이 아들은 스위스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두로프의 전 파트너가 지난해 두로프가 아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스위스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두로프와 전 파트너는 결혼한 적은 없지만, 아들 2명과 딸 1명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고 AFP는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