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닥친 코스닥②] 박스권 갇힌 코스닥, 밸류업 부재·변동성에 힘 못 쓴다

입력 2024-09-01 10:30 수정 2024-09-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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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을 본따 출범한 코스닥은 30년간 답보상태를 보이며 나스닥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을 장기투자처로 여기는 투자자가 드문 상황에서 코스닥 기업들이 적극적인 밸류업 참여와 주주 간 소통을 통해 투자자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중소·벤처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출범했다. 기준지수 100포인트로 시작한 코스닥은 2000년 초 IT버블에 힘입어 최고 283.44를 기록하는 등 기준지수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IT 거품이 꺼진 이후 기준지수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 이어졌다. 2004년 기준 지수가 1000으로 조정됐고, 2021년 코로나19 시기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하면서 두 번째로 기준지수를 넘어섰으나 현재는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700~800포인트대를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닥은 상장기업 1729개, 시가총액 375조 원이다. 출범 당시(상장기업 341개, 시총 7조6000억 원)보다 규모는 크게 늘었으나 지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 저평가 요인 중 하나로 높은 변동성이 지목된다. 단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주가 변동 폭이 막대하다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의 경우 ‘세력’의 표적으로 주가 급등락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 매력을 지닌 기업이 부족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꾸준한 성장을 이룬 기업은 대부분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스닥 대형 상장사들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장기투자처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는 저조하다. 올해 2분기 밸류업 공시 개시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호기을 공시한 코스닥 기업은 에프앤가이드가 유일하다. 계획 공시 역시 콜마비앤에이치와 HK이노엔, 컴투스 3개사에 그쳤다.

이에 올해 들어 코스피가 1.28%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10% 넘게 하락하는 등 ‘밸류업’ 수혜와도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한편, 코스닥 유관기관은 코스닥 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는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12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주최한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서 이동훈 코스닥협회 수석부회장은 “코스닥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확산과 중·장기적인 밸류업 문화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올해 정은보 이사장 취임에 이어 최근 민경욱 상무가 코스닥시장본부장으로 신규선임되는 등 변화가 전망된다.

정 이사장이 ‘좀비기업 퇴출’을 중점 과제 중 하나로 내세웠고, 민 본부장이 과거 코스닥 상장관리부를 이끌었던 만큼 강도 높은 코스닥 시장 개편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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