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빈손 회담’…흔들리는 한동훈 리더십

입력 2024-09-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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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11년 만의 양당 대표 회담이 성사됐지만 여야는 굵직한 현안에 대한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사실상 ‘빈손 회담’으로 끝나면서 최근 당정 갈등 돌파구를 찾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1일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관에서 장시간 격론을 이어갔다. 하지만 주요 협상 의제로 꼽혔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채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관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식에 그쳤단 평가가 나온다.

금투세 유예, 채상병 특검법 등은 여야 간 이견이 큰 사안인 만큼 협상 타결 여부가 양당 대표의 리더십을 가늠할 잣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날 여야는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허심탄회한 토론이 있었지만 아쉽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서로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금투세 유예의 경우도 여야가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및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유예 혹은 폐지’ 등 구체적 협의안을 묻는 기자 질문엔 “여당 입장에선 폐지를 주장했고, 야당은 조금 더 논의하자고 했다”며 여야 간 입장 차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대신 양측은 ‘지구당 부활’과 ‘저출생 대책 입법’ 등을 성과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 안건은 협상력과는 무관하게 당초 양당 대표가 공통적으로 꼽은 정치개혁 과제였거나 이미 상당 부분 공감대가 이뤄졌던 사안이다.

앞서 여야는 회담의 시기와 방식(생중계 여부 등), 의제 조율을 놓고 약 2주간 끝없는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회담 성사까지 긴 시간이 소요됐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정치권에선 소기의 성과가 있지 않겠느냔 기대가 나왔지만, 그에 못 미쳤단 평가가 나온다.

대표 회담이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가 정치적 협상 대상을 선회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만약 이 대표가 한 대표를 ‘패싱’하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으로 눈길을 돌리면 한 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올해 4월 이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1년 11개월 만에 영수회담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이뤄져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이후 이 대표는 올해 8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지난 영수회담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윤 대통령의 화답을 기대한다”고 재차 제안했다. 영수회담 카드로 자신의 체급을 키우고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윤석열-이재명 구도가 강해지면 한 대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한 대표는 ‘제3자 특검법’과 ‘의대 증원 유예’ 등을 제안하는 과정에 대통령실·친윤(친윤석열)계와 잇따라 마찰을 빚으면서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앞서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원내 지도부 측에서 “국회 운영은 원내대표가 최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그 뒤로 한 대표는 “원칙적으로 특검은 수사가 진행된 이후 하는 것”이라며 ‘제3자 특검법’ 추진에 이전보다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는 이른바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분출됐다.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보류하자’고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에서 이를 거절하면서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정부의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강조하는 등 여권 내에서도 한 대표의 제안을 반박하는 입장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 이번 회담까지 빈손으로 끝나면서 한 대표가 소속 당과 상대 당 모두에게서 외면 받는 일명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단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날 협상이 불발된 채상병 특검법을 민주당이 추후 ‘제3자 추천 방식’으로 수용 압박할 경우 한 대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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