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이사회 도중 퇴장’ 임종윤 “공정성에 문제”

입력 2024-09-02 15:57 수정 2024-09-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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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이사진 교체 검토”…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 가능성 시사

▲한미약품 임종윤 사내이사가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한미약품 임종윤 사내이사가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임종윤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무산됐다. 이사회 도중 퇴장한 임 이사는 “한미약품의 발전을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는데 이미 이사회가 오염됐다고 판단해 이사회 도중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 이사 제안으로 열린 이 날 이사회는 현재 박재현 대표가 맡고 있는 한미약품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의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로 교체하는 안건과 임종윤 사내이사의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 안건 등 두 건이 상정됐고, 모두 부결됐다.

임 이사는 1호 안건인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선임안이 6대 4로 부결되고 난 뒤 남병호 이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박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를 편파적으로 진행해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임 이사는 이사회 뒤 기자들과 만나 “박 대표는 본인이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라고 주장하는데 동사회를 거치지 않고 동사장 자리에 앉을 수 없다”며 “한미약품 이사회의 사외이사들이 이 같은 박 대표의 주장만 들었을 뿐 독립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전에 다 계획된 채로 이사회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한미약품 대표이사로서 경영에 직접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회사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대표이사직을 맡으려고 했던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임 이사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진을 교체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진은 총 10명이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있던 시기에 한미약품 이사를 6명 선임했고, 여기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까지 송 회장 측과 손잡으며 7대 3 구도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등으로 구성된 모녀 측이 유리한 상황이다.

임기가 남은 이사를 해임하는 등 교체를 위해선 주총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가 찬성하는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현재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가진 만큼 임 이사는 특별결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 우호 인사가 최소 5명으로 한미약품과 관련한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를 결정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올해 7월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합쳐 3인의 대주주 연합을 갖췄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 정관상 10명으로 제한된 이사 수를 12명으로 늘리고 사내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등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는 등의 안건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통한 새로운 한미약품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임종윤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며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선언한 독자경영 체제 강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지주사에 위임했던 인사·법무 업무를 신설 조직에 이관하는 독자경영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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